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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사드여파에 좌초 위기…부품사 또 공급중단에 공장멈춰서

"정부 하루 빨리 나서 세계무역기구 서비스협정 위반 제소 등 나서야"

2017-09-0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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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글로벌 5위 완성차업체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의 노골적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위기에 봉착했다. 협렵업체 부품 공급 차질로 인해 현대차(005380) 중국 창저우 4공장이 또다시 가동을 멈춰선 것이다. 자동차는 2만여개의 부품으로 이뤄지는 만큼 단 하나의 부품이 공급되지 않아도 차질을 빚는다.
 
중국시장에서 현대차 판매가 급락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행정조치 뿐만 아니라 국영 언론은 물론 주요매체들이 현대차가 중국시장에서 발붙이기 힘들다는 식의 논리를 펼치며 불매 운동을 부치기면서 반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일본도 영토분쟁에 따른 토요타자동차가 불이익을 반은 사례는 있으나 이 또한 일시적 조치였지만 사드 여파는 이미 장기전으로 돌입한 상태라 현대차의 앞날은 더욱 위태롭다. 여기에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비용증가 등 현대차그룹은 창사 이례 최대 위기상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날 중국 현지 합작사 베이징현대의 창저우(常州) 공장(4공장)의 가동이 일시 정지됐다. 지난달 30일 가동을 재개한 이후 6일만에 다시 생산을 중단한 것이다.
 
이는 에어인테이크 부품을 공급하는 독일계 부품업체의 납품 중단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베이징 1∼3공장은 가동 중에 있으며 창저우 4공장만 현재 중단됐다"며 "내일부터 재가동될 것으로 보지만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현대는 지난주에도 부품업체 베이징잉루이제의 납품 거부로 베이징(北京) 1∼3공장, 창저우 4공장 등 4개 공장의 생산이 며칠간 중단된 바 있다. 현지 납품업체인 베이징잉루이제가 대금 지급이 계속 미뤄지자 납품을 중단했고 지난달 30일까지 약 1주일 동안 라인이 멈췄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재계 서열2위 글로벌 5위의 현대차그룹이 대금을 지급 못할거라는 우려보다는 중국 정부와 언론의 부추김이 도를 넘어서고 있어 외국계 부품사의 경우 외곡된 보도를 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정부가 나서 사태를 수습하지 않는 한 자동차업계의 위기는 부품업계 등에 도미노현상 처럼 번질 수 있기 때문에 현대차그룹의 문제로만 치부하기에는 사태가 심각해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사드여파가 지속되사 현대·기아차는 전날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자동차 업계 간담회에서 중국 시장에 동반 진출한 협력업체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2500억원 규모의 부품 업체의 금형설비 투자비를 일괄 선지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중국 진출 협력업체의 경영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현재 5~6년에 걸쳐 분할 지급하는 금형 설비 투자비를 일괄적으로 먼저 주기로 한 것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 국내 부품업체 관계자는 "중국이 다른 외국계기업에는 적용하지도 않는 규정 등을 들먹이며 공장을 점검하고 시정조치를 내리는 등 경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정부가 사태가 이런대도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외교부는 중국에 제대로 항의라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정부는 하루 빨리 나서  세계무역기구(WTO)에 서비스협정 위반 제소 등 국제사회에 이 같은 사실이라도 알려야 국내 업체들의 불이익이 겉으로 나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며 "눈치만 보고 있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을 주지하고 산업부 등이 나서 적극 해결하려고 노력해야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는 최고경영자(CEO)인 총경리를 11개월 만에 교체하는 등 위기를 직면하고 초강수를 통해 위기탈출을 꾀하고 있다.
 
중국 현대차 창저우공장에서 현장근로자들이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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