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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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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25주년①)국카스텐·어반자카파서 시작된 ‘우리들만의 추억’

2017-09-04 09:27

조회수 : 2,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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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아무리 지금 날 좋아한다 그래도 그건 지금뿐 일지도 몰라. 왜냐하면 그건 말이야”

2일 오후 6시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서태지 데뷔 25주년 기념 공연 ‘타임: 트래블러’. 오프닝 게스트로 출연한 국카스텐 하현우가 ‘너에게’의 첫 소절을 읊으며 무대로 올라오자 공연장의 시간이 거꾸로 흐르기 시작했다. 1층 그라운드와 2층과 3층 지정석을 가득 메운 25년지기 팬들은 하나같이 얼굴에 추억에 젖은 미소를 머금었다.




“서태지 선배님의 25주년 공연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서태지님은 저의 우상이었어요.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 저도 안산양궁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를 갔거든요. 당시 돈이 없었던 지라 밖에서 울려퍼지는 딜레이 스피커로 듣기만 했었어요. 그 정도로 좋아했죠. 경기도 안산은 서태지의 도시였어요. 온통 당시 유행했던 S자 모자를 쓰고요. (웃음을 터뜨리는 관객들)”

첫 곡으로 멤버들과 밴드의 대표곡 ‘변신’을 뽑은 그는 계속해서 서태지와 관련된 추억 조각들을 주섬주섬 꺼내기 시작했다. 그 조각들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90년대로 날아간 듯한 기분을, 그리고 팬들에겐 가장 뜨거웠을 그 시절을 회상해보게 하는 매개로 작용했다.

“친한 친구의 누나 분이 서태지 선배님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지금 이 자리에 여러분들과 함께 있습니다. 제가 복면가왕 출연할 땐 축하 메시지 한 번 없었는데요. 오늘 서태지 선배님 공연에 온다니까 축하한다고 하더라고요. (웃음을 터뜨리는 관객들) ‘참, 사람은 살고 볼일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서태지 형님 오랫동안 늘 건강하게 음악 해주시길 바랍니다!”




다른 곡 ‘펄스’ 시작 전에는 비트 박스를 하다가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 앨범 곳곳에 있던 가사 ‘Yo! 태지!’를 부르며 관객들의 흥을 돋구는가 하면 공연장 2,3층 곳곳에 걸린 현수막들을 보며 관객들과 교감을 시도하기도 했다. ‘정권 바뀌었다, 앨범 내자’, ‘담이(서태지의 딸) 아빠 하고픈거 다해’, 등의 현수막을 둘러보던 그는 “‘평생토록 함께 할 태지’ 저 문구가 제일 마음에 든다”며 팬들과의 한 뜻을 공유하기도 했다.

“팬의 마음으로 함께 하게 돼서 영광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선배님의 노래를 할까 합니다. 그때 그 시절에 얼마나 멋진 노래를 만들었는지 우리 함께 같이 불러봅시다”

입고 있던 가죽재킷까지 벗고 그는 복면가왕에서 화제가 됐던 ‘하여가’ 리메이크 버전을 불렀다. “너에게 모든걸 뺏겨버렸던(하현우) 마음이(관객들)” “다시 내게 돌아오는걸(하현우) 느꼈지(관객들)” 특유의 시원한 고음 샤우팅은 경기장 전체에 꽉꽉 찼고 객석은 엄청난 함성과 박수갈채로 보답했다.



국카스텐 이후 순서로 무대에 오른 어반자카파 역시 서태지의 25주년을 기념하는 시간을 관객들과 나누었다. 그들은 최근 서태지가 후배가수들과 함께 해 온 ‘25주년 기념 리메이크 프로젝트’인 ‘타임:트래블러’의 일환으로 ‘모아이’를 리메이크한 바 있다. 이날 ‘모아이’는 부르지 못했지만 그들은 '저스트 어 투 오브 어스', '널 사랑하지 않아' 등 자신들의 대표곡을 들려주며 서태지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서태지 선배님의 25주년 공연이네요. 25주년을 기념하는 조그만 조각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끝까지 즐거운 시간 함께 보내요.”




사실상 오프닝 무대는 어떤 공연의 ‘첫인상’과도 같다. 그런 점에서 후배가수들의 이번 무대는 단순히 ‘그들만의 무대’가 아니었다. 그들이 꺼낸 서태지에 대한 기억, 그리고 관객과의 공유는 공연장의 시간 축을 뒤틀고 있었다. 90년대 초반 ‘우리들만의 추억’을 되새길 완벽한 ‘타임머신’이 준비되고 있었다.

  • 권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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