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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제약사 매출 순위 변수된 '수출액'

유한·녹십자 양강구도…해외진출 성과, 상위권 도약 발판 작용

2017-09-0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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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내수 강자가 제약업계를 주도한 과거와는 달리 해외진출 성과가 제약사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수출 부문 최대 실적을 올린 유한양행(000100)녹십자(006280) 양강구도로 시장이 재편되는 양상이다.
 
유한양행은 2014년(1조81억원) 120여년 제약업력 최초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1조5000억원 달성에 도전하고 있다. 녹십자는 하반기에는 독감백신이 본격적으로 공급되면서 매출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1조478원), 2016년(1조1979억원)에 이어 3년 연속 1조원 돌파가 기대된다.
 
양사의 선전은 해외수출 성장에서 비롯됐다. 유한양행의 올 상반기 수출액은 1388억원으로 전년 동기(915억원) 대비 52% 증가했다. 원료의약품 수출이 매년 30%씩 성장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전망이 밝다. 지난해 수출액은 2526억원이다. 유한양행은 제약업계 최초로 수출액 3000억원을 돌파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녹십자의 올 상반기 수출액은 1034억원으로 전년 동기(862억원) 대비 20% 증가했다. 독감백신과 혈액제제 '면역글로불린'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지난해 수출액은 2038억원이다. 녹십자는 4년 연속 수출액 2000억원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제약사 1·2위인 양사는 수출 성장에 힘입어 올해 최대 실적 경신에 도전하고 있다.
 
업계에선 수출액 2000억원 시대를 열었다는 데 의의를 두는 모습이다. 단일 제약기업이 지난해 수출액 2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양사뿐이다. 유한양행과 녹십자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수출액 비중은 나란히 20%에 달한다. 매출에서 절반 정도를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글로벌 제약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해외수출액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국내 제약업계는 내수 영업 위주로 성장했다. 국내 제약업계 시장 규모는 21조원에 달한다. 제약사는 900여개(상장사 80여개)로 추정된다. 이중 2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제약사는 20여개에 불과하다. 제약사들은 전문의약품의 약가인하와 리베이트 규제책으로 내수 시장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저성장을 탈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외진출에 매달리고 있다.
 
양사를 제외하고 대체로 올 상반기 상위 제약사의 수출액은 부진했다. 10개사 중에서 5개사의 수출액이 전년비 감소했다. 2개사는 전년과 비슷한 수출액을 기록했다. 상위 10개사(매출 순)의 상반기 수출액은 5108억원으로 전년 동기(5118억원) 대비 0.2% 줄었다.
 
업체별로는 한미약품(128940)(상반기 709억원)이 28%, 동아에스티(170900)(630억원)가 24% 각각 감소했다. 동국제약(086450)(197억원)이 20%, JW중외제약(001060)(185억원)이 32%, 보령제약(003850)(146억원)이 29% 각각 수출액이 줄었다. 대웅제약(069620)(630억원)과 한독(002390)(98억원)은 전년과 비슷한 수출액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과 녹십자는 안정적인 내수 실적과 해외수출 성과가 전체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내수 시장이 둔화되면서 앞으로는 해외수출에서 성과를 나타내는 제약사 위주로 제약업계 판도가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 연구원들이 신약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수출액 성장에 힘입어 제약업계 최초로 올해 매출 1조5000억원 돌파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제공=유한양행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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