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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신춘호 회장의 주문…'글로벌 농심' 영토 확장 '순항'

라면 필두로 해외조직 재정비…내년 10억불 수출 목표

2017-08-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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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신라면의 성공에 안주하는 한 농심의 미래는 없습니다. 글로벌 식품기업 도약을 위해선 과거의 영광을 잊고 본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지난해 9월 신춘호 농심(004370) 회장이 창립 51주년 축사를 통해 임직원들을 독려하며 강조한 말이다. 1986년 첫선을 보인 신라면은 지난해까지 전세계 누적매출 11조 3000억원을 돌파했다. 단일 제품으로 국내 식품산업 역사상 최대 히트상품이자 2조원 규모인 국내 라면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은 신라면의 성공에만 도취돼 자칫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하는 걸림돌이 되선 안된다고 늘 독려하고 있다.
 
올해 농심은 신 회장의 이같은 주문대로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 채비를 본격적으로 갖춰나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라면을 필두로 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해외라면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미국 등에 거점을 잡은 생산라인과 조직의 대대적인 정비를 통해 2018년 수출액 8억달러 달성을 이루고 글로벌 식품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한다는 복안에서다.
 
농심은 1996년 중국 상하이공장을 시작으로 칭다오(1998년), 선양(2000년), 미국 LA(2005년)에 라면 생산공장을 가동 중으로, 이르면 연내 해외 라면 생산공장 증설에 돌입할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해외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 생산라인 증설을 현재 계획 중으로 구체적 시기는 조율중에 있다"라고 전했다.
 
농심은 K푸드 열풍으로 해외 수요가 매년 폭발적으로 늘면서 2020년께 생산능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설을 추진 중인 배경이기도 하다.
 
또한 농심은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 7개 생산공장과 해외 7개 생산공장 및 판매법인의 의사결정 과정을 대폭 간소화하고 연구·생산·영업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효율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농심의 라면사업은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대표제품인 '신라면'을 앞세워 해외시장에서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부분이다.
 
지난 16일엔 미국 전역에 있는 월마트 전 매장에 신라면을 입점하는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농심은 2013년 미국 유통회사 월마트와 한국 식품업체로는 처음으로 직거래 계약을 맺은 이후 대도시 매장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해왔다. 월마트와 1대1 직거래를 통해 현지 시장에 전략적으로 접근해오던 농심은 월마트 판매데이터를 분석해 신라면 판촉행사 등 맞춤영업을 진행했고 결실을 맺게 됐다.
 
농심 측은 "월마트 전 매장 입점은 글로벌 무대에서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가 인정받았다는 뜻"이라면서 "실제로 월마트가 미국 전역에서 판매하는 식품은 코카콜라·네슬레·펩시·켈로그 등 글로벌 브랜드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 전역 월마트를 판매 채널로 확보했다는 것은 단순히 매장 숫자에서 벗어나 미국 전역을 아우르는 자체 판매망을 갖췄다는 의미가 있다. 월마트 성공사례를 활용해 중소형 마트와 편의점, 슈퍼마켓 등 다양한 유통채널로의 입점을 진행한다는 게 농심의 방침이다.
 
한편 농심은 올해 8억달러, 내년까지 10억달러 수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과 미국을 거점으로 삼고 현재 100여개국인 수출국을 150여개국으로 늘려 전체 매출 중 4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둔다는 구상을 세웠다.
 
농심 관계자는 "계획대로 투자가 진행되면 라면사업은 글로벌 입지도 더 강화될 것"이라며 "라면과 별도로 제과와 생수에도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가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의 도약의 고삐를 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등장한 농심 버스광고 차량. 사진/농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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