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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경쟁력 급성장한 중국…한·중 수출 경합 심화"

현대연, 한·중수교 25년 평가 "경제협력 긴밀해졌지만 동조화 경계해야"

2017-08-2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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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중국의 과학·기술경쟁력이 크게 향상되면서 우리나라와의 수출경합이 심화되고 있다. 중국과의 전략적인 기술협력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일 발간한 '한·중 수교 25주년, 무엇이 달라졌나' 보고서에서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과학기술 경쟁력에서 최근 중국이 한국을 추월하는 등 산업경쟁력 향상을 위한 중국의 정책적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측정한 과학경쟁력 순위를 보면 중국의 과학경쟁력은 2016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를 추월했다. 2017년 한국과 중국의 과학경쟁력 순위는 각각 8위와 3위다.
 
기술경쟁력 역시 우리나라가 우위를 보여오다 최근 중국에 뒤처지기 시작했다. 2017년 기준 한국과 중국의 기술경쟁력 순위는 각각 17위, 4위로 그 격차가 크게 확대됐다. 중국의 기술경쟁력 순위는 1997년 45위에서 2017년 4위로 급성장했다.
 
중국은 2015년 '중국제조 2025'를 발표하며 향후 30년간 산업 업그레이드 방안을 제시했다. 차세대 IT(정보통신), 로봇, 신에너지 자동차 등 10대 중점 분야를 선별해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보고서는 산업 전체적인 경쟁력에서는 한국이 아직 근소하게나마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중국의 연구개발(R&D) 능력 향상 속도에 따라 양국 간 수출경쟁이 점차 심화되고 분석했다.
 
석유화학, 철강, 철강제품, 기계, IT, 자동차, 조선, 정밀기기 등 8대 산업에 대한 한국의 무역특화지수는 1995년 0.02에서 2016년 0.18로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개선 속도가 더 빠르다. 같은 기간 중국의 8대 산업에 대한 무역특화지수는 -0.19에서 0.12로 향상됐다. 무역특화지수는 수출경쟁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지수 부호가 양이면 수출특화를, 음이면 수입특화를 의미한다.
 
부문별로 보면 기계산업을 제외한 모든 산업에서 수출경합도가 높아졌고, 석유화학·자동차·정밀기기 분야에서 경합도가 특히 상승했다. 철강·IT·조선부문 수출경합도는 2010년 정점을 찍은 뒤 다소 떨어지는 모습이다.
 
보고서는 "중국이 기존의 기술수입국에서 점차 기술추격국을 거쳐 기술선도국으로 성장하는 상황"이라며 "차세대 유망분야에 대한 집중 육성을 통해 중국의 기술추격에 적극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산업·기술 교류에 있어 상표, 특허 등 지적재산권 보호 장치를 강화하면서 양국이 글로벌 기술표준화를 선도하는 공동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양국의 경제협력 규모는 크게 확대됐다. 상품무역 부문에서는 우리나라의 대중국 부품수출이 증가하면서 대중국 교역의존도,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국의 대중국 교역의존도는 1992년 4.0%에서 2017년 상반기 22.0%로 높아졌고, 대중국 부품 수출의존도는 2000년 19.7%에서 2016년 40.9%까지 올랐다. 중국이 국제무역기구(WTO) 가입으로 글로벌 공급사슬에 편입하면서 우리나라의 부품 제조기지 역할을 담당한 영향이다. 
 
양국의 기술무역 규모 역시 2001년 1억9000만달러에서 2015년 26억3000만달러로 약 13배 넘게 증가했다.
 
직접투자 부문에서는 양국 간 불균형이 확대되고 있다. 2009~2016년 누적기준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 중 한국의 비중은 12.4%(283억6000만달러)인데 반해, 한국에 대한 해외직접투자 중 중국의 비중은 4.0%(31억7000만달러) 수준이다. 특히 투자부문을 보면 한국의 경우 중국 제조업에 투자하는 반면, 중국은 한국의 부동산·문화·금융 등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다.
 
보고서는 "한중수교 이후 경제적으로 양국의 상호 협력관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관광, 특정 수출품목 등에서 한국의 대중국 경제동조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중국경제에 대한 일방적인 의존관계를 경계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중 8대 산업의 무역특화지수 추이 및 수출경합도. 자료/현대경제연구원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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