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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 원유재고 감소에도 지지부진

공급과잉 우려 여전해…업계, 2분기 악몽에 속앓이만

2017-08-1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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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하반기 무난한 회복세가 전망되던 국제유가가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악재로 작용했던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은 탓이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1.6% 하락한 배럴당 46.7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하루 전인 15일에 이어 이틀 연속 3주 새 최저가다. 특히 그동안 국제유가 상승에 발목을 잡아온 미국 원유재고가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가격이 하락해 시장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이달 첫주 미국의 원유재고는 4억6650만배럴로 전주 대비 890만배럴 감소했다. 당초 시장 예상치인 360만배럴을 크게 상회하는 것은 물론, 7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미국 원유재고가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국제유가가 맥을 못 추는 이유는 역시 공급과잉에 대한 짙은 우려에 있다. EIA는 원유재고 감소량 발표와 함께 생산량 증가에 대한 소식도 함께 전했다. 이달 둘째주 하루 평균 950만2000배럴을 생산, 지난 2015년 7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당초 상반기 유가 하락의 주요 원인이 공급과잉에 대한 불안심리에서 출발한 만큼, 재고 감소라는 호재가 산유량 증가라는 악재를 상쇄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난 5월 감산 연장에 합의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중 내전에 따른 산업 피해로 감산 대상에서 제외된 리비아 등의 일부 국가 산유량이 크게 늘고 있는 점도 유가 상승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와 수요 회복에 유가 상승을 기대했던 업계는 큰 내색은 안 하지만, 3분기 절반이 지난 시점에도 살아나지 못하는 유가 동향에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하반기 무난한 회복세가 전망되던 국제유가가 가격 상승 호재에도 맥을 못추고 있다. 자료/한국석유공사
 
지난 1월 배럴당 53.1달러로 시작한 국제유가(WTI)는 2월 53.5달러로 소폭 상승했지만, 3월 50달러 선이 무너지며 49.7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4월 다시 51.1달러로 50달러선을 회복했지만, 5월 48.5달러를 기록한 이후 줄곧 40달러 중후반을 유지 중이다. 하반기가 시작된 7월 들어 전월 대비 상승하기는 했지만 그 폭은 미미하다. 오히려 국내 정유업계의 실적 악화를 불러온 2분기 평균치보다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각보다 유가 회복이 더딘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정제마진이 살아나고 있고, 3분기 말부터 난방수요 증가와 미국 원유재고 감소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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