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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이것이 나라다"…100일만에 180도 바뀐 사회 분위기

국민 눈 높이에서 격의 없는 소통…지지도 고공행진속 '이니굿즈' 열풍

2017-08-1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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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7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국민들의 “이것이 나라냐”라는 외침은 문 대통령의 격의 없는 소통과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따뜻한 행보에 잦아드는 모양새다. ‘명박산성’, ‘근혜산성’으로 대표되던 불통의 사회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 5월10일 취임한 문 대통령은 “권위적인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첫날 출근길부터 시민에게 다가가 악수를 건네고 셀카 촬영을 하면서 신선한 충격을 줬다. 이후 일상에서 국민들과 만나 눈을 맞추고 악수하며 90도로 인사하는 문 대통령의 모습은 계속되고 있다. 경호상의 이유로 예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문 대통령의 탈권위, 소통행보는 국가의전에도 이어진다. 문 대통령 취임 후 현충일과 광복절 등 중요 국가행사에서 대통령의 옆자리에 앉은 이들은 4부 요인과 같은 중요인사가 아닌 국가에 헌신한 유공자들이 주인공으로 자리했다.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이 보여준 눈물과 유가족을 껴안으며 위로해준 모습 역시 국민과 역사의 아픔에 공감하며 보듬어 주는 모습으로 평가받는다.
 
청와대는 지난 6월26일 1968년 ‘1·21 사건’ 이후 폐쇄됐던 청와대 앞길을 50년 만에 개방해 국민에게 돌려줬다. “열린 청와대를 구현하고 시민편의를 확대하겠다”는 문 대통령 뜻에 따른 것이다. 청와대 측은 “개방이후 주·야간 전체 통행인원은 약 52%, 통행차량은 약 29%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주변 경찰들의 시민 응대도 “어디 가십니까”라는 고압적인 질문에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로 바뀌었다.
 
청와대 앞 시위 풍경 역시 크게 변했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 힘들어하는 1인 시위대에게 청와대 경호팀이 아이스크림이나 차가운 음료수를 건네주는 일이 일상이 됐다. 또 과거 정권에는 불허됐을 노동조합이나 시민사회단체들의 기자회견이나 집회, 천막농성 등도 활발하게 허용되고 있다. 오히려 청와대 인근 주민들이 소음공해 등의 불편을 호소하며 민원을 제기하는 지경이다.
 
경찰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는 분위기다. 새 정부가 출범한 뒤로는 대규모 집회·시위 현장에서 경찰 차벽과 살수차(물대포)를 발견하는 일이 쉽지가 않다. 경찰이 진압에서 관리로 무게중심을 옮기자 시위대 역시 차분한 시위 모습으로 화답하고 있다. 경찰의 강경 진압에 시위대가 강경 대응하던 악순환의 고리가 끊긴 것이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모습에 국민들은 열광하고 있다. 권위적이고 거리감이 있는 대통령이 아닌, 국민의 아픔을 아는 따뜻한 대통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취임 후 70%를 훌쩍 넘어서는 국정지지도 고공행진 속에 문 대통령 관련 기념품인 이른바 ‘이니굿즈’(애칭 이니+상품, Goods)의 인기도 뜨겁다. 문 대통령이 입었던 등산용 의류가 재발매되고, 휴가중 읽었던 책의 판매가 급증했다.
 
17일 전국 총괄우체국에서 공식 발매되는 문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는 주문이 폭주하면서 사전 인터넷 판매가 중단됐다. 문 대통령의 경우 역대급 인기가 예상돼 500만장을 발매할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수량부족 이야기가 나온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500만장을 발매했지만 아직 물량이 남아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0만장만 발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6월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금호타이어 광주곡성 현장노동자, 환수복지당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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