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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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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봉 우리은행 WM그룹장 "고객 수익률 제고에 역점 둔 자산관리 보여주겠다"

PB고객 기준 금융자산 3천만원 이상으로 낮춰, 전 영업점에 전문 인력 배치

2017-08-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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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올해를 '자산관리 원년(元年)'으로 선포한 우리은행(000030)이 자산관리(WM)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우리은행은 다른 은행권 금융지주사와 달리 비은행 계열사가 없지만, 삼성증권 등 대형사나 보험·증권 등 과점주주들과 연계영업을 강화해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 WM상품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올 상반기 방카슈랑스나 펀드, 부동산금융에서 괄목할 만한 수익률을 달성해, 자산관리의 양 뿐만 아니라 질 적인 성장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채봉 우리은행 WM그룹장. 사진/뉴스토마토 신건 기자
작년 말부터 우리은행의 WM그룹을 총괄하고 있는 정채봉 그룹장(상무)은 "자산관리에 있어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바로 고객수익률"이라며 "우리가 권유한 상품을 가입한 후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어느 고객이 계속 거래하겠나"고 말했다.
 
정 그룹장은 "물론 큰 수익이 나면 좋겠지만 안정적으로 일정 수익률 이상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은행을 찾는 고객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 점에 초점을 맞춰 더욱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토마토>는 정채봉 그룹장을 만나 자산관리 시장의 전망과 우리은행의 경쟁력에 대해 들어봤다.
 
-은행권이 자산관리 역량을 키우는 것을 올해 핵심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자산관리 수익성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고령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노후대비를 위한 자산관리 필요성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저금리로 인해 예금만을 통한 이자이익으로는 더 이상 자산을 증대시키기 어려워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금융상품이 점점 복잡·다양화되고, 장기 상품의 증가 등으로 자산관리 전문성은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러한 이유로 기존 예금 위주의 일반고객들로까지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자산관리시장 규모는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향후에도 지속되리라고 생각한다. 우리은행은 이러한 상황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올해를 '자산관리 원년'으로 선포하고 고객 중심 자산관리 영업을 강화해왔다. 그 결과, 올 상반기 펀드 잔고 증가액 1조5000억원, 방카 판매액 월납환산 385억원으로 모두 시중은행 1위를 달성했다. 아울러 일임형 ISA 누적수익률은 5.77%로 은행권 독보적 1위를 기록했다.
 
-타 금융지주사에 비해 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가 없다. 이 같은 약점은 어떻게 보완하고 있나.
 
우리은행은 현재 삼성증권과 8개의 복합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양사 고객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포럼 등 공동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과점주주인 증권, 보험 등과의 연계영업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다른 은행들과 같이 계열 증권사 등과 제한된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여러 시장 참여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은행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맞춤형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은행은 앞으로도 이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바탕으로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복합상품을 출시해나갈 계획이다.
 
-자산관리는 주로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일반고객의 대중화에 대한 고민이 많겠다.
 
전통적으로 WM이 고액자산가의 전유물로 인식됐던 이유는 전문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했고, 고액자산가의 관리를 일부 특화된 소수의 센터에 집중함으로써 일반고객의 접근이 어려웠던 데 있었다. 우리은행은 다른 은행들과 달리 자산관리 전문가를 특정 PB센터가 아닌 일반 영업점에 배치함으로써 누구나 쉽게 PB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자산관리 전담고객 기준을 1억원 이상에서 3000만원 이상으로 낮춰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맞춤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서비스 접점이 확대되고 관리를 강화한다고 해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적 역량이 떨어진다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우리은행은 자산관리 전문가 양성을 위해 금융권 최초로 자산관리 전문 사내대학인 'WAMU(Woori Asset Management University)'를 신설하고,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4년의 대학교, 3년의 대학원 과정을 마련해 수준별 연수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또한 자산관리 부문에서 특히 주목되고 있는 분야가 로보어드바이저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고객의 보유자산, 투자성향 등을 분석,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고 안정적으로 자산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최첨단 기술이다. 우리은행은 '우리 로보-알파'라는 브랜드로 이미 금융위원회 주관 테스트베드에서 연환산 4.52%의 우수한 수익률을 보여줬다. 누구나 모바일로 손쉽게 가입해 자산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자산관리 대중화에 있어 앞으로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리라 생각한다.
 
-고액자산가와 일반고객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중요한데, 타깃별로 다양한 상품군이 마련돼 있나.
 
고액자산가든, 일반고객이든 각기 자산규모, 투자성향, 투자기간, 투자방식 등은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떠한 고객이든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상품을 사전에 구비하고 시장상황에 맞게 적시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사모펀드는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 이상이고 다양한 맞춤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고액자산가를 위한 투자수단으로 제격이다. 우리은행은 전문사모운용사와의 제휴를 통해 전문투자 사모펀드 상품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 외 해외주식전용펀드, 증여신탁 등 절세형 상품으로 구성된 증여·신고 패키지, 달러-위안화 외화보험, 변액저축 등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주식시장이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반고객께는 다양한 국내외 목표전환 주식형펀드나 하이일드 채권형펀드를 주로 추천하고 있다. 물론 전국민 투자상품인 ISA의 비과세혜택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일임형 ISA의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은행권 1위를 기록하면서 직원들과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세법개정안에 비과세 한도 확대와 중도인출 허용이 포함되면서 관심이 더욱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이나 고객 사후 관리를 위해 자산운용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두는 것도 중요하겠다.
우리은행이 자산관리에 있어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이 바로 고객수익률이다. 우리가 권유한 상품을 가입하신 후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어느 고객이 계속 거래하겠나. 물론 큰 수익이 나면 좋겠지만 안정적으로 일정 수익률 이상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증권사와 달리 은행을 찾는 고객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 점에 초점을 맞춰 더욱 신경 쓰고 있다. 우선 수익률 제고를 위해 고객수익률을 영업점 성과지표에 도입하고 평가배점을 지속 확대하고 있으며, 특정 상품 쏠림 방지를 위해 포트폴리오 영업 유도 및 평가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본점 차원의 고객수익률 통합관리를 위해 시황, 상품, 포트폴리오 등 여러 전문가들로 구성된 수익률관리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자산관리를 무기로 해외로 진출한다는 얘기도 새롭다.
 
국내 자산관리 시장규모 성장과 더불어 은행간, 타 업권간의 경쟁도 심화돼 이제는 국내 영업에만 의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최근 확대되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의 질적 성장 측면에서도 해외 자산관리 시장 진출을 모색해봐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 우리은행은 우선 해외 현지교민, 주재원 등을 대상으로 글로벌 자산관리 세미나를 계획하고 있다. 내년에는 중국, 인도네시아 등과의 다자간 금융정보교환협정이 발효됨과 동시에 정부의 역외세원 관리가 한층 강화되는 만큼 세무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이러한 수요에 우선적인 초점을 맞춰 세미나를 전개함으로써 현지 고객들과의 접촉 및 상담 기회 확대를 통해 해외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보고자 한다.
 
-하반기 우리은행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부문이 있다면 알려달라.
 
고객수익률 제고·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은행 하면 '수익률 1등 은행'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시장대응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포트폴리오 영업을 한층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고객이 이해하기 어렵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만큼 현장 중심 교육 프로그램을 심화하고, 어디에서든 어느 고객이든 최상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으실 수 있도록 우리은행 영업점 한 군데도 빠짐없이 PB와 FA(Financial Advisor)를 배치하고자 한다. 아울러 세법개정에 따른 금융과세특례 축소에 대응해 올해 말 비과세 혜택이 종료되는 해외주식전용펀드 절판마케팅을 추진하고, 종교단체, 대학, 재단법인 등 법인 및 기관에 대한 자산관리 영업도 한층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재 구축된 비대면 시스템에 보다 다양한 핀테크 솔루션을 접목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최상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경험하실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겠다.
 
9일 서울 소공로 우리은행 본점에서 정채봉 우리은행 WM그룹장이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신건 기자
 
기사 이종용·사진 신건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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