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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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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기 휴대전화 문자로 본 '삼성공화국' 실태

청와대·국정원·언론도 삼성과는 유착…사회적 파장에 기업 이미지 실추

2017-08-0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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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삼성공화국’의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 등 전·현직 삼성 수뇌부에 대한 뇌물공여 재판에서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의 휴대전화 문자 내역을 관련 증거로 제시했다. 장 전 사장은 삼성의 대외협력 업무를 총괄하는 상징적 인사다. 문자에는 삼성이 정·관계는 물론 언론까지 장악하고 있다는 흔적이 두드러졌다. 삼성 측은 공소사실과 무관하다며 반발했지만 기업 이미지엔 치명상을 입게 됐다.이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25일 이뤄진다.
 
삼성 측은 문자에 최순실씨에 대한 지원 얘기나 합병 관련 지시는 없다며 증거가 어떤 혐의에 대한 입증 취지인지, 공소사실과 어떤 관계인지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과거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뇌물죄를 적용한 대법원의 법리에서는 청탁 유무 없이 대통령의 권한 행사와 기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력 등만으로 대가관계가 있음이 인정됐다. 이 같은 판례에 따라 법조계 일각에서는 삼성이 그룹 현안을 정·관계에 전달하고 여론화한 로비활동이 재판에 불리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문자는 재판을 벗어나 사회적 파장도 낳고 있다. 특검이 제출한 증거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장 전 차장의 휴대전화에선 청와대 동향, 대법관 관련 인사, 취업 청탁, 광고비 증액 등 등 갖은 민원의 메시지가 발견됐다. 대한민국의 모든 힘 있는 기관들이 문자를 발송했다. 그 속엔 ▲어제 정의화 국회의장과 저녁 했는데 오늘 원샷법은 꼭 통과시키겠대요(발신인 불명) ▲네이버와 다음에서 기사들 모두 내려갔습니다(삼성 임원) ▲VIP(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게 노동개혁이니까 그에 대한 협조의 뜻을 밝히면 좋아할 것 같습니다(발신인 불명) ▲자료는 아주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전 국정원 기조실장) ▲대한변협회장이 거품을 물고 저를 비토하여 두 시간 격론을 벌이다가 저와 진보 측 변호사를 패키지로 낙마시키는 걸로 봉합됐다고 합니다(대법관 후보자) ▲(사위가)날더러 꼭 좀 (삼성에)갈 수 있도록 자네에게 부탁해 달라고 하네(전 검찰총장) ▲좋은 기사, 좋은 지면으로 보답하겠습니다(언론사 간부) ▲부족한 자식을 둔 부모의 애끓는 마음을 가눌 길 없어 사장님의 하해와 같은 배려와 은혜를 간절히 앙망하오며(언론사 간부) 등 민감한 내용들이 눈에 띈다. 일부는 삼성 측 변호인이 법정에서 해명했으나, 로비활동 자체에 대한 정황증거를 모두 지우진 못했다.
 
공공연했던 삼성공화국의 실태가 민낯을 드러낸 셈이다. 이병천 강원대 교수는 “삼성에 의한 국가 포획과 사유화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진방 인하대 교수는 “일반적으로 재벌기업이 룰을 피하거나 숨는 데 비해, 삼성은 룰을 만드는 쪽에 주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은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미래전략실과 그룹 대관조직을 해체하는 등 자체적 쇄신안을 마련해 부정적 여론을 해소하고자 했지만, 미전실 역할이 계열사로 이관됐을 것이라는 등 의심의 시선은 여전하다. 총수 중심의 수직적 구조나 계열사의 사업조정 등이 독립경영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상식적 추론에서다. 전문가들은 정·관계, 언론 등과 기업 간 불건전한 결속이 이뤄지지 못하도록 공시 의무 및 이사회 감독 강화, 집중투표제 도입, 주주승인 절차 의무화 등 지배구조 투명화를 제안했다.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로비스트법 도입 등) 음성화된 대관활동을 양성화시키는 작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병천 교수는 “언론의 이런 행태는 해외에선 강력한 제재가 이뤄진다"며 "우리나라도 사법당국을 거쳐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방 교수는 “재벌집단의 소유관계를 정리해야 하는데, 이조차 어려우면 투명하고 합당한 지배구조가 갖춰지도록 집중투표제 등의 제도를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정치권력뿐 아니라 자본에 대해서도 언론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광고·협찬 관련 제도 개선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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