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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네이버 추격 발판 만든 카카오, 승부수 던지나

'잭팟' 터뜨린 카카오뱅크 돌풍 카카오모빌리티 등으로 이어갈지 '주목'

2017-08-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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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문경기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10년 전인 지난 2007년 NHN(현 네이버)을 떠나 3년 뒤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으로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네이버를 따라잡기 위해 벽은 너무나 높았다. 김 의장은 다음과 흡수합병을 하며 검색포털시장에 뛰어들고, 모바일 서비스·콘텐츠 사업을 다각화하는 등 힘썼지만 네이버와의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출범 일주일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의 금융업계를 뒤흔드는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있어, 처음으로 네이버보다 금융+정보통신(IT) 융합분야에서 주도권 쥐면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왼쪽)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뉴시스
 
1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지난 2010년 등장 이후 검색포털 다음을 접수한 후 카카오택시, 카카오내비, 카카오드라이버 등을 공격적으로 출시하며 라이벌인 네이버를 따돌리고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이를 수익과 연결시키지 못했다. 이후 계열사인 '카카오게임', 기존의 음원서비스 '멜론'을 인수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했지만 국내 포털 1위 사업자인 네이버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카카오가 지난해 3월 인수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음악 서비스 멜론의 유료 이용자 수가 인수 이후 1년간 약 50만명 순증한 결과가 실적으로 나타나면서 경영성과를 보였다. 
 
특히 올 하반기들어 카카오뱅크가 돌풍을 일으키며 네이버 추격에 속도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27일 영업 개시를 시작한 카카오뱅크는 영업 5일만에 100만 계좌를 넘어섰다. 체크카드 신청건수도 67만건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가 5일간 유치한 신규계좌는 시중은행이 지난해 1년 동안 유치한 비대면계좌 건수 약 15만5000계좌의 6배를 넘는 수치다. 여신은 3230억원(대출실행금액 기준), 수신은 3440억원을 기록했다. 어플리케이션 다운로드 건수도 178만에 달했다. 
 
카카오뱅크의 돌풍으로 카카오의 기업가치도 함께 상승하는 모양새다. 카카오는 3일 연속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장 초반 12만45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카카오는 지난 28일 11만4000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한데 이어 전날에도 장중 한때 12만1000원까지 올라 신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이날은 숨고르기로 전날보다 1.67% 감소한 11만8000원에 장마감했다.
 
오름새이지만 카카오는 아직 네이버에 비해 저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383억원으로 네이버의 1, 2분기 영업이익(2908억, 2852억)에 비해 8분의 1수준이다. 주가는 카카오가 12만원대로 80만원대인 네이버에 비해 7분의 1 수준이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AI 스피커 '카카오미니(위)'와 '웨이브'. 사진/각 사
 
네이버와 카카오는 하반기 인공지능(AI) 사업에서도 다시 한번 맞붙을 예정이다. AI 시장 빅뱅기를 주도하기 위해 양사의 창업자들이 사운을 걸고 일선을 직접 챙기고 나섰다.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맞기고 미래 먹거리를 직접 찾아 나선것이다. 
 
김 의장은 인공지능(AI) 개발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 대표를 맡아 AI 사업을 진두 지휘하고 있다. 이 전 의장은 지난 3월부터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 유럽을 거점 삼아 글로벌 사업 아이템 발굴과 기술투자에 전념하고 있다. 우선 하반기 출시되는 AI 서비스 집약체 중 하나인 AI 스피커로 양사는 경쟁하게 된다. 카카오는 오는 3분기 중 AI 스피커 '카카오미니'를 출시한다. 네이버는 일본에 선출시한 '웨이브'를 국내에도 출시한다.
 
카카오뱅크의 시작으로 카카오는 금융 서비스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의 현 최대 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카카오와의 협업이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 의장이 이번 카카오뱅크 돌풍을 돌풍에 그치지 않고 태풍으로 만들기 위해 또 카카오모빌리티 등 다른분야에서 제2의 'ICT+금융' 시너지 효과를 그려낼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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