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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특검, '블랙리스트' 피고인 7명 1심판결 불복해 항소

직권남용 등 혐의 김기춘 전 실장 징역 3년 선고

2017-08-0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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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1심 선고에 대해 1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항소를 제기했다. 특검팀은 이날 블랙리스트 관련 피고인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7명 전원에 대해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양형부당으로 항소했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 등은 정부와 견해를 달리하는 문화예술인과 단체 명단인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의 지원을 결정하는 과정에 개입해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황병헌)는 지난달 27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 선고 결과에 대해 김 전 실장 측은 "지시를 직접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발하면서 다음 날인 28일 재판부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재판부는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징역 2년,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에게 각각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또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김소영 전 문체비서관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지원은 하되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팔길이 원칙'을 예로 들어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범행은 팔길이 원칙을 근본적으로 부정했다"며 "문화예술위원회 등의 존재 이유를 유명무실하게 했고, 공정성에 관한 문화예술계와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은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위증)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조 전 장관의 블랙리스트 관련 직권남용 혐의는 무죄로 선고됐다. 재판부는 "정무수석 부임 당시 지원배제 명단 등의 보고까지 받았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적폐청산과 문화민주주의를 위한 문화예술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김기춘과 조윤선을 단죄할 수 있는 실정법과 법원이 우리에게 없다는 것을 깨닫고 분노한다"며 판결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위원회는 "그들이 저지른 악행을 형법상 새로운 죄목으로 신설하고 중형을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조 전 장관의 직권남용 혐의가 무죄를 선고받은 것에 대해서는 "1심 법원의 판결이 엄격한 심리를 거쳐 신중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거했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한편, 1만명에 달하는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을 분노하게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자들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각각 형을 선고받고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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