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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신현우 전 옥시 대표 항소심서 징역 6년(종합)

존 리, '입증 부족' 무죄…법원 "재발 방지 위해 중한 처벌 필요"

2017-07-2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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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홍연기자] 독성이 들어있는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임원들이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존 리 전 옥시 대표에게는 검찰의 입증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1심처럼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11부는(재판장 이영진) 26일 업무상 과실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신현우 전 옥시 대표와 전 연구소장 김모씨에게 각각 징역 7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세퓨' 제조사 오모 전 대표와 옥시 전 연구소장 조모씨 등은 각각 징역 7년에서 징역 5년으로, 선임연구원 최모씨는 징역 5년에서 4년으로 감형됐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옥시 제품을 제조한 한빛화학 대표 정모씨에겐 금고 4년에서 금고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PHMG 원료 중간 도매상인 CDI 대표 이모씨에겐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화학제품을 전문적으로 제조·판매하는 회사의 대표이사, 연구소장 또는 연구원인 피고인들이 안전성 검증을 철저히 하고 소비자들이 흡입독성에 노출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주의의무를 다했으면 피해자들의 사망이나 상해라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 중 상당수는 어린아이들과 아이들을 양육하는 부모들이었다"며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탓에 가족 등이 상해를 입게 돼 자책하면서 충격에 벗어나지 못하는 점 등 비극적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중한 처벌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 유해화학물질관리법 등 관련 법령에서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물질이 유독물로 지정돼 있지 않았다"며 "물질에 심각한 위험이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막연히 믿은 데에는 위와 같은 제도적 미비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참작 사유를 밝혔다. 또 1, 2차 피해자들 중 대다수가 옥시 배상방안에 합의해 배상금을 받는 점 등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환경보건시민센터 등은 선고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판결에 불만을 표시했다. 민변 환경보건위원회 위원인 최재홍 변호사는 존 리 전 옥시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초기 대응이 늦고 관련 참고인에 대한 조사가 미흡에 사건이 미흡했다"며 "지금에서라도 추가 조사 부분을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전 대표 등은 2000년 10월 독성화학물질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가습기 당번을 제조·판매해 73명을 사망케 하는 등 모두 181명의 피해자를 발생하게 한 혐의로 지난해 6월 기소됐다. '아이에게도 안심' ‘인체 무해’ 등 허위 광고를 해 제품을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1심은 “신 전 대표 등은 화학제품을 제조·판매하는 임직원임에도 가습기 살균제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한 검증을 해보지도 않고, 가습기 살균제가 인체에 안전할 것이라 막연하게 믿었다”며 “인체에 무해하다거나 ‘아이에게도 안심’이라는 등 거짓 표기까지 했다”고 업무상 과실을 인정,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존 리 전 옥시 대표는 객관적 증거 부족 등의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환경보건시민센터 등은 선고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 판결에 대한 비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홍연 기자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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