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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만나는 총수들, '부자증세' 반격? 타협안 제시?

재계 "삼성전자만 8천억 추가부담…할 말 해야"

2017-07-2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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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출범 이후 대기업 총수들과 첫 대면에 나설 계획을 밝힌 가운데 이번 회동이 재벌들이 기득권을 주장할 기회로 작용할지, 서로간의 탐색전 수준에서 이야기가 오고갈지 등을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안 발표에 이어 법인세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불만이 많다. 그룹별로 총수가 직접 나서 '쓴소리'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반면  지난 정부 때 대통령과 총수 간 면담이 결국 특혜와 거래로 얼룩진 사례가 있어 '눈치 보는 수준'에서 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선 재계가 대통령 면담 자리서 증세부담을 호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면담 대상 그룹들은 추가 증세 부담이 적지 않음을 경제단체 등 여러 경로를 통해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의 제안대로 법인세 3%를 인상하면 삼성전자의 경우 8000억원 이상의 세금을 더 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청와대는 비정규직 등 일자리 창출 논의에 집중할 계획이다. 재계는 고용확대를 '선물'로 제시하며 세제 관련 진정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면담 대상에 오른 기업들은 대통령이 증세 대상으로 지목한 '초대기업'들이다. 면담 자리에서 어떤 식으로든 증세 얘기가 오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간 재계 입장을 대변해 증세 대응 논리를 펼쳤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경제인 이익집단과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돼 입을 열지 못하는 처지다. 그룹들은 대신 증세 부담이 가장 큰 삼성이 나서주길 은근히 바라는 눈치다. 한 그룹 관계자는 "(그룹 전체)연간 수십조원의 이익을 내는 삼성에 비하면 우리는 추가 증세 부담이 덜하다"면서도 "투자나 채용에 쓸 돈을 세금으로 더 낸다면 그만큼 추가 채용 등에 압박을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법인세 과세표준 2000억원을 넘는 대기업에 대해 세율을 3%포인트 올리자는 게 여당의 제안이다. 현재 법인세율은 200억원 초과 대상의 경우 22%를 적용 중이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6조1616억원의 법인세를 냈다. 단순 계산하면 3% 세율 인상 시 그 인상분으로 8402억원을 더 내야 한다. 증세안을 제시한 여당은 증세를 통해 지난해 기준 약 2조7000억원의 법인세를 추가 확보할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대입하면 삼성전자의 비중만 31%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사상최대실적도 예상돼 세금인상분은 1조원을 넘을 수도 있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지만 정부나 여론을 자극할 발언엔 조심스럽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어떤 견해나 입장도 없다"고 몸을 사렸다.
 
일자리 관련 재계의 주요 현안은 비정규직 문제다. 포스코, CJ, 한화 등 다수 그룹이 내부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검토했으나 비정규직 범위가 불확실해 실행은 보류 중이다. 정부는 공공기관에 대해 비정규직 중 2년 이상 일할 인력을 정규직 전환 대상으로 분류했다. 무기계약직과 기간제 교사 등은 제외했다. 재계가 이를 참고할 수는 있지만 여전히 난관이 많다. 정부가 민간기업에 대한 보다 구체적 가이드를 제시해 주길 바란다. 재계 관계자는 "각 사별로 계약직 등 정규직 전환 대상을 추려봤지만 공공기관과 상황이 달라 일괄 적용하기 어려웠다"며 "입찰사업의 경우 2년마다 재입찰하는데 탈락하면 사업 자체를 못하게 돼 여기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당초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대통령 면담 사전 의제를 조율했던 15대 그룹 중 부영을 제외하고 중견기업인 오뚜기를 추가했다. 오뚜기는 일자리 창출, 상생협력 우수 기업으로 이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위해 초대했다는 설명이다. 오뚜기의 비정규직 비중은 1.16%에 불과하다. 오뚜기의 미담을 들어 재계에 정규직 전환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면담에서 빠진 부영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계열사 현황 자료를 14년간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부영그룹 총수를 고발하고, 임대주택의 임대료 인상 논란이 불거진 것이 부정적으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문 대통령 방미 경제인단에서 제외됐던 롯데, 포스코, KT는 이번에는 명단에 올랐다. 당시 미국 현지 사업 관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경영비리 또는 국정농단 의혹과 연루돼 제외됐다는 추측이 나돌았다. 포스코와 KT는 각각 권오준 회장과 황창규 회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다른 그룹들도 오늘 중 대한상의로부터 정식 초대 공문을 받고 참석 대상을 정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이 부재 중인 삼성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은 방미 경제인단에 동참하지 않았던 정몽구 회장과 구본무 회장이 참석할 것으로 점쳐진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경제인단에 이어 이번에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오는 27~28일 면담까지 일정이 촉박해 전문경영인이 대신 참석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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