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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

'사회적 책임'이 은퇴준비자들의 망막한 갈증 해소

은퇴생애설계 전문가 리차드 J. 라이드 박사 은퇴자 인터뷰 내용 분석

2017-07-25 06:00

조회수 : 1,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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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우리가 매일 맞이하는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는 이유는 바로 삶의 목적과 상통하지 않을까. 일어날 이유가 없다면 장수는커녕 삶 자체가 불행할 것이다.
 
최근 서울시와 주한미국대사관이 공동으로 개최한 '앙코르50+ 포럼:목적이 있는 삶'에서 미국에서 가장 저명한 베이비부머 은퇴생애설계 전문가 리차드 J. 라이더 박사는 지난 1970년부터 수 만명의 은퇴자들을 만나며 인터뷰 한 내용을 공개했다. 불행한 삶이 아닌 만족한 삶을 위한 핵심 내용은 세 가지. 
 
첫째, 젊었을 때와 달리 '노후에는 한걸음 물러서서 자아성찰'을 하는 것. 둘째, 젊었을 때는 해보지 못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용기를 내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 마지막으로 가장 큰 후회를 하며 꼽았던 것이 '나와 맞는 일'을 찾는 것. 
 
라이더 박사는 이번 포럼에서 미국 현지와의 실시간으로 화상토론을 진행하면서 "대부분의 은퇴세대들이 막상 은퇴를 한 후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를 갖게 되면 '지금까지 살아가면서 삶의 목적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후회를 하곤 한다"면서 "새로운 후반전에는 다이나믹하고 왕성한 사회생활을 하고 싶어한다"고 강조했다.
 
은퇴 후 보통 30~40년 가량을 살아가게 되는데 향후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고령세대에 진입, 노후에 할 수 있는 일과 자신의 존재감을 되찾는 문제는 갈수록 시급한 현안이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경희 50플러스 재단 대표는 "우리보다 오래 전부터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문제를 다뤄왔던 선진국의 전문가들과의 소통을 통해 우리 사회의 미래 문제를 촘촘히 살펴보고 한국의 은퇴세대에게 길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은퇴준비는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우리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고령 사회에 진입한 미국은 매일 65세가 되는 인구가 1만명에 달한다. 이는 향후 18년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데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고령층에 진입하면 노후문제는 지금보다 훨씬 일상화되는 동시에 예상치 못한 심각한 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라이더 박사는 "65세 이상의 사람들 중 76%가 경제, 일, 건강을 포함한 삶의 여러 분야에 있어서 생애전환기를 맞고 있어 삶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인구통계국은 1946년부터 1964년 사이에 태어난 인구를 베이비부머라고 규정짓고 있는데 그들의 은퇴 이후의 삶이 우리와 사뭇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보다 재무적 은퇴준비가 잘 돼 있어서 만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은퇴 이후 삶을 바라보는 자세다.
 
라이더 박사는 "미국의 은퇴세대들에게 물어본 결과 그들은 삶의 새로운 희망과 목적을 원했다"며 "부모나 조부모 세대보다 수명이 훨씬 길어진 시점에서 건강과 재정문제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해 많은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이들의 궁금증과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전 사회적인 책임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직접 인터뷰를 한 사람들 4명 중 3명이 은퇴 뿐 아니라 재정, 건강 등 여러분야에서 은퇴후 생애전환에 대해 심각한 질문을 하고 있었다"며 "한국도 이 문제에서 예외일 수 없으므로 은퇴후 생애 전환기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퇴 이후 더 길어진 수명을 더욱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서는 삶의 의미를 찾아가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삶의 의미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결코 삶의 여유가 있는 사람만이 누리는 혜택이 아니며, 목적감은 인생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필수 요소"라고 덧붙였다. 
 
'제2회 베이비부머 은퇴설계 콘서트'에 참석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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