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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외환위기 이후 성장세…"우리 수출목표 재정립해야"

태국 등 4개국 연 4.8% 성장…"소비재 시장 진출 기회 풍부"

2017-07-2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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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1997년 외환위기를 겪었던 동남아시아 주요국이 안정화 노력에 기반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주요 수출 시장으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수출 전략 재정립 등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아시아 외환위기 20년: 동남아 외환위기 경험국들의 경제안정화 성과와 과제'에 따르면 아시아 외환위기 영향이 본격화된 1998년 -9.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던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주요 4개국은 2009~2016년 기간 중 4.8%의 성장률을 보이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4.3%까지 낮아진 후 회복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는 같은 기간 선진국 경제성장률이 2.6%에서 1.2%로 낮은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외환위기 이후 금융·기업구조조정, 물가안정목표제 도입, 확장적 재정기조, 거시건전성 제고를 위한 금융규제 등을 도입하고, 선진국 경기부진으로 인한 대외의존조가 낮아진 가운데서도 소비와 투자를 늘리며 내수 중심의 안정적 성장을 이어온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 동남아 4개국은 향후 산업과 무역구조를 다변화하고 생산성 개선과 기술 혁신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형적 성장은 이뤘으나 산업구조가 아직 노동집약적 제조업과 생산성이 낮은 서비스업 중심으로 이뤄져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GDP 대비 1차산업 비중이 2016년 기준 21.8%로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특징을 보이고 있으며, 필리핀은 서비스업 등 3차산업 비중이 증가하고 았지만 낮은 수준의 노동생산성을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이들 국가가 중국을 대체하는 자본재, 소비재 수출시장으로서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고 우리나라도 이들 국가의 변화에 부응한 수출 전략의 재정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동남아 4개국에 대한 수출품목 비중은 철강제품, 기계류 및 정밀기기, 수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동남아 4개국은 생산가능인구 대비 부양인구(0~14세 인구+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현저히 낮은 인구 보너스 효과가 기대되는 국가로, 소비재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풍부하다는 평가다.
 
아시아투자개발은행(AIIB) 등을 통한 인프라 확충 등 대규모 투자 계획의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보고서는 수출입은 물론 글로벌 유동성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는 소규모 개방경제로서의 특성이 강해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유동성 축소 등 대외충격에 여전히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을 이들 국가의 한계로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의 성장전략 변화와 성장률 둔화 등으로 2000년대 이후 누려온 중국 중심의 국제분업체제 수혜국으로서의 혜택이 약화될 소지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금융시스템 부문에서는 비금융부문의 부채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말레이시아와 태국에서 주택투자 용도의 대출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부채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지적된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가계 및 기업부채가 동시에 증가하면서 GDP 대비 비금융부문의 총부채 비율이 2008년 말 146.6%에서 2019년 9월말 기준 190.6%로 높아진 상태다.
 
동남아시아 주요 4개국 및 선진국 등 위기 전후 성장률 비교. 자료/IMF, 한국은행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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