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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시론)한국 청년의 미래는 낙관적인가

2017-07-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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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가 약속을 했다. 국민들의 높은 지지 속에 어두운 과거를 정리하고 새로운 미래를 일구어 내겠다는 것이다. 내각의 완성을 눈앞에 두고 국정운영 5개년 계획 및 100대 국정과제를 밝혔으니, 이제 중요한 것은 그 실천과 완성일 것이다.
 
정치의 궁극적 목표는 결국 국민들을 좀 더 행복하고 잘 살도록 하는데 있다. 동서고금의 진리이자 영원히 풀어야 할 숙제라고나 할까. 그러니 왕이 절대적으로 군림하던 동양에서도 고전에 담긴 정치의 윤리와 도리를 발견할 수 있다. 진리란 분명코 시대를 초월하는 것이니.
 
관자를 보면, “현명한 통치자는 국가를 공정하게 다스리고, 민심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데 힘쓰며 국민의 소리(민원)를 들어 세상의 일을 처리한다.”는 대목이 있다. 공정성과 소통을 중시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는 점이 한편 놀랍고, 최근 우리가 지나온 과거를 떠올리면서 탄식하게 된다.
 
행복한 살림살이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도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것이 없다. 논어 계씨편을 보면, “나라를 갖고 집을 가진 사람은 적은 것을 걱정하지 않고 고르지 못한 것을 걱정하며, 가난한 것을 걱정하지 않고 편안하지 못한 것을 걱정한다고 했다. 대개 고르면 가난한 사람이 없고, 서로 사이가 좋으면 적은 일이 없으며, 평안하면 서로 넘어지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고 설파한 대목이 있다. 고르지 못하고 편안하지 못한 것이 불행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맹자도 “모두가 고루 잘살 때에는 젊은이들 대부분이 서로 믿고 더불어 도우며 살고, 가난할 때에는 젊은이들 대부분이 서로 믿지 못하고 포악하나니, 이는 하늘이 내린 재질이 그렇게 달라서가 아니라, 환경이 그 마음을 못된 길로 빠지게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 젊은이들이 직면한 현실과 불확실한 미래의 근원을 저절로 살피게 하는 아픈 지적이다.
 
노자도 도덕경에서 “하늘의 도리는 남는 것을 덜어 부족한 것을 보충해주지만, (부자들이)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도리는 그렇지 않아 부족한 자의 것을 빼앗아 자신의 것에 채운다.”며 가진 자의 윤리를 살핀다. “성인은 자신을 위해 쌓아두지 않고 남을 위하여 일함으로 더욱 넉넉해지고, 가진 것을 남에게 내어주니 내 마음은 더욱 부자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 주위의 부자들도 패륜적인 갑질의 유혹에서 벗어나 이런 정신을 되새기고 실천하게 하는 것, 그것이 경제민주화의 과제이자 완성이 된다는 점은 그래서 당연하다.
 
4서의 하나인 대학에서도 “덕이 있는 자는 근본이요 재물을 탐내는 자는 말단이다. 근본인 덕을 멀리하고 재물을 안으로 삼으면 국민들은 다투며 빼앗으려 한다. 이런 까닭으로 재물이 한곳에 모이면 백성들이 흩어지니, 재물이 고르게 퍼지게 하여 백성들이 모이도록 한다.”고 했다. 과연 새정부는 재물이 고르게 퍼지게 하는 성과를 위해 어떤 실천을 할 것인가.
 
그러려면 오늘날 세계가 부러워하는 복지체제를 설계한 스웨덴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스웨덴 국민이 뽑은 가장 뛰어난 정치인 타게 에를란데르(Tage Erlander, 1901~1985)는 1946년부터 무려 23년간 총리로 재임하면서 ‘국민의 집’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위에서 살핀 옛 성현들의 뜻처럼 모든 국민이 골고루 잘사는 사회, 반목과 질시가 없는 강한 사회를 만들고자 했다.
 
바른 정치로 국민들의 마음을 모은다는 것은 한 사람에 대한 맹목적 굴종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대다수가 행복을 찾고 실현하기 위해 권력자나 가진 자들이 서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복지와 공평은 예나 지금이나 세상 어느 곳에서든 삶을 편안하고 이롭게 하는 것이기에, 어떻게든 그 가치를 구현하려 한 참된 정치인의 삶과 실천이 부러울 뿐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불안하고 흔들리는 것은 더 많이 가지려는 욕심 때문이 아니라, 불투명한 현실과 불확실한 미래 때문이다. 자본주의 아래서는 오로지 이기심을 통해 세상이 발전하는 수밖에 없다는 억지는 이제 좀 접어둘 때가 되었다. 스웨덴 학생들이 한결같이 믿는다는 다음의 말이 더욱 가슴에 와 박히는 이유다.
 
“나의 미래는 낙관적이다. 나의 미래는 스웨덴의 미래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가가 존재하고 사회보장제도가 나를 보호하는 한 나는 실패가 두렵지 않다. 국가는 내가 힘들 때 도움을 주고 위기가 닥쳤을 때 내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최강욱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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