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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이젠 '푸드트럭'까지‥윤홍근 BBQ 회장의 '과욕'

"영세상인 생존권까지 위협"…'수익'만 쫓는 윤 회장 또 논란 자초

2017-07-0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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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국내 최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제너시스BBQ가 '푸드트럭' 사업을 추진하며 영세 자영업자들이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치킨값 가격인상을 주도하며 비난을 받고 있는 윤홍근 BBQ 회장의 잇따른 과욕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제너시스BBQ는 최근 푸드트럭 사업 진출을 위해 전용 트럭 및 메뉴 등을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열대야를 피해 도심 공원으로 나온 피서족을 타깃으로 삼겠다는 복안에서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등이 영세자영업자 등을 위해  푸드트럭 등을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기부하고 있는 마당에 이를 바탕으로 장사를 해보자는 윤 회장의 발상자체가 네티즌을 중심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붕어빵, 떡뽁이 등 극빈층이 절대 다수인 푸드트럭 사업에 대형 프랜차이즈가 진입하면서 기존 사업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푸드트럭 시장은 자본이 없는 청년 창업가나 영세 상인들이 뛰어드는 창업 아이템으로 분류된다. 초대형 프랜차이즈인 BBQ의 시장 진입은 푸드트럭 도입 취지인 청년들의 일자리 확보와도 맞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식품위생법상 푸드트럭 영업이 가능한 지역이면 누구나 영업신고를 할 수 있다는 점도 BBQ의 시장 진입을 가능케 했다는 지적이다. 푸드트럭 영업 가능 지역은 유원시설, 관광지, 체육시설, 도시공원, 하천, 학교, 고속국도 졸음쉼터 등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영업 신고자에 대한 제한은 없다. 이는 최소한의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하자는 사회적 배려의 일종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형태로 푸드트럭 사업을 벌이는 것 또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도의적인 측면에서 볼때 '골목상권 침투'의 끝판왕 수준이라는 점은 비판은 피할수 없어 보인다. 대형 업체의 무분별한 시장 진출로 점차 붕괴돼 가는 골목 상권이 '푸드트럭 업종'까지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앞서도 백종원씨가 김밥프랜차이즈까지 진출을 시도했다 큰 비판을 받으면서 김밥사업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푸드트럭을 운영중인 한 영세상인은 "최근 푸드트럭 사업에 사람이 많이 몰려 가뜩이나 수익도 안나는데 대기업 프랜차이즈까지 가세하면 우리같은 개인 사업자는 큰 타격을 받거나 사업영위가 불가능하다"며 법으로 대기업의 영세상권 침범을 막아달라고 하소연했다.
 
업계 안팎에선 BBQ의 '푸드트럭' 도입 역시 윤홍근 회장의 결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윤 회장은 올해 가장 먼저 치킨값 인상을 결정하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BBQ측은 '가맹점의 수익악화'를 인상 배경으로 거론했지만 본사의 막대한 광고비 지출 등이 도마 위에 오르며 '명분없는 인상'이라는 역풍에 시달렸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BBQ는 30개 제품의 가격인상을 강행했고,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 등 압박이 가시화되자 인상됐던 가격을 또 다시 원상복귀 시켰다. 일각에선 가격인상을 철회하고 꼬리를 내린 BBQ가 치킨값 인상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는 점을 스스로 자인한 셈이라는 지적까지 더해졌다.
 
이 과정에서 이성락 전 BBQ 사장이 사실상 혼자 총대를 메고 취임 3주만에 사임한 것도 뒷말이 무성했다. 윤 회장이 이 전 사장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악화된 여론을 고려해 이른바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이어졌다.
 
최근 BBQ가 업계에서 이른바 '트러블메이커'로 전락하자 윤홍근 회장의 '과욕'이 소비자들의 등을 돌리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회장은 1984년 미원에 입사했다. 그 뒤 미원에서 인수했던 닭고기회사 '천호마니커'의 영업부장으로 일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업계에서 경험을 쌓았다. 1995년 9월 '제너시스BBQ'를 세운 뒤 국내 최대 규모의 치킨 프랜차이즈회사로 키웠다. 창업 4년 만에 가맹점 1000곳을 확보하고 자체적인 치킨메뉴 연구개발기관을 만드는 등 과감한 경영에 나섰다.
 
그러나 철옹성 같았던 치킨브랜드 'BBQ'의 아성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윤 회장이 해외사업을 무리하게 확대한 여파가 국내사업에도 계속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해외사업에서 손실이 누적되면서 2012년부터 한동안 실적부진에 빠졌다.
 
제너시스BBQ는 지난해 매출 2198억 원을 냈다. 2015년보다 1.8% 올랐지만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F&B(2911억 원)와 한때 자회사였던 BHC(2326억 원)에 밀려 3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영업이익 191억 원을 올려 2015년보다 37.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로 따지면 8.7% 수준이다.
 
이에 일각에선 BBQ의 위상이 약화되자 윤 회장도 조바심이 생겼고 결국 무리한 '가격인상'과 '골목상권 침투' 등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BBQ의 가격인상 헤프닝과 최근의 푸드트럭 진출까지 일련의 정책들이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차원 보다는 눈앞의 '수익'만 쫓는 무리한 행보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라며 "프랜차이즈 신화로 군림하던 윤홍근 회장의 경영능력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윤홍근 회장. 사진/제너시스BBQ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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