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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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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나는)대공분실로 끌려간 내 동지들

5-1화. 7월6일 집시법 혐의로 긴급 체포된 3명.

2017-07-02 10:24

조회수 :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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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박10일의 농활(농민학생연대활동)이 끝난 7월 초. 오랜만에 짧은 휴가가 주어졌다. 각 단위들의 대표들도 각자 집에 잠깐 다녀오던가 여자친구들과의 데이트를 즐겼다.


 
나 역시 두어달 만에 집에 들어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매번 학교 내에서 학식을 먹던 나에게 집밥을 꿀맛같았다.


 
한데 이날 일요일 오후 일이 벌어졌다. 총학생회장과 정치대 학생회장, 생활도서관장 3명이 전격 체포됐다. 나는 당시 부총학생회장에게 긴급하게 연락을 받고 다시 학교로 출발했다.


 
학교에선 곧바로 대책회의가 열렸다. 향후 투쟁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향후 815축전 등 추후 학내외 활동 방향을 누가 주도적으로 추진할 지 등이 다각적으로 논의됐다.


 
물론. 가장 주요 안건은 이 3명을 어떻게 복귀시킬지다. 이들이 체포된 이유는 집회시위에 관한 법(일명 집시법) 위반이었다. 한데 이상한 건 이들 셋이 현재 구금된 곳은 홍제동의 대공분실이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때 단순한 집시법 위반으로 대공분실을 간 경우는 매우 드문 경우였다. 보안분실(保安分室)로도 불리는 대공분실은 이적행위, 국가안보에 위해가 되는 행위(국가보안법 위반, 간첩 행위, 간첩죄에 해당하는 행위 등)를 한 사람을 체포하여 조사하고, 방첩 목적을 위하여 대한민국 경찰청 보안수사대가 설치한 기관을 말한다.


 
당시 홍제동 대공분실로 항의방문을 간 상황. 다행히도 그때 사진이 몇컷 남아 있었다. 사진/김형석 기사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 1985년 고 김근태 의원이 영화 <남영동1985>에서 고문을 받던 곳도 남영동 대공분실이었다. 2년 뒤 고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 끝에 숨진 곳 역시 대공분실이다. 대공분실이란 과거 독재정권이 자신의 정권 연장을 위해 갖은 고문을 해대던 곳인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집시법 위반자를 대공분실로 데려간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추측할 수 있는 점은 몇가지 있었다. 이미 경찰쪽은 한달여간 이들을 미행했고, 이날이 거의 유일하게 학교를 벗어난 때였다는 것이다.  


 
당시 7월 6일 이들 셋이 잡히는 시간이 거의 비슷했다. 총학생회장과 정치대 학생회장은 각각 오랜만에 데이트를 위해 여자친구와 학교를 벗어난 시간이다. 생활도서관장은 목욕탕을 가는 중이었다. 특히 이들이 잡힐때 휴대폰으로 긴급 연락을 시도하기도 했다.


 
일단 이 사건의 대책위 총괄은 문과대 학생회장이던 내가 맡기로 했다. 부총학생회장은 대외협력국장과 함께 타 학교 연대조직을 모아 집회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리고 홍제동 대공분실에 항의방문을 하기로 했다. 


 
1980년대가 아닌 2009년에 벌어진 이 사건. 제대로된 국가가 아니라는 생각이 뼛속 깊게 새겨졌다. 어떻게든 이 3명의 동지를 빼내야 된다는 절박함과 함께. 하지만 이보다 먼저 해야 했던 것은 나보다 더 당황하는 후배들을 추스리는 일이었다.


 
다음 내용은 5-2화에서 이어집니다.


 
 

 
  •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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