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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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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빛섬과 고척돔

2017-06-29 17:42

조회수 :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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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서울 한강 반포지구에 있는 세빛섬에 나들이를 갔다. 공원 잔디에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먹거나, 치맥(치킨+맥주)를 먹기에 너무 좋은 장소였다. 세빛섬 가까이에 있는 반포대교의 경우에는 야간에 분수가 쏟아져 나와 무지개처럼 보이기도 했다. 화창한 휴일에 드넓은 초록빛 잔디에 펼쳐진 돗자리에서 뒹굴거리며 소풍 나온 어린아이처럼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돗자리에서 놀던 나는 한강공원 바로 옆에 위치한 세빛섬으로 이동했다. 영화 <어벤져스2>에서 볼 수 있었던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세빛섬의 가장 큰 매력은 한강이라는 전망과 붉게 내려앉는 일몰을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저녁의 어두움과 태양의 밝은 빛이 만나는 모습이 아릅답다. 세빛섬이라는 건축물 하나만 놓고 봤을 때는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모이고 반포대교 위를 수놓은 무지개분수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달리 보이게 됐다.
 
세빛섬. 사진/뉴시스
 
#. 올해 초 한국에서 처음 개최된 WBC 경기를 보기 위해 고척돔구장을 찾게 됐다. 크기는 일반 야구장 보다 조금 작아보였지만 은색 빛을 띠는 달걀 모양의 돔구장이 뭔가 귀여워 보이고 새롭게 느껴졌다. 경기장 안의 풍경도 새로웠다. 야구장에 지붕이 덮여있어 타구음은 일반 야구장보다 더 크게 들렸고, 응원단의 응원소리도 기존 구장보다 더 또렷이 들렸다.
 
추운 겨울의 날씨였지만 구장 안은 따듯했다. “이래서 돔구장, 돔구장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경기 내내 들었다. 돔구장에서 나와 밖을 둘러보았다. 구장 앞 도로에는 많은 차량이 줄지어 다녔고, 경기가 끝난 뒤 관중들이 우르르 나오기 시작했다. 고척돔 주변이 교통지옥이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지하철은 이용할만한 수준이었다. 많은 관중들이 지하철을 이용했지만 크게 문제가 될 만큼 불편하지는 않았다.
 
고척돔. 사진/뉴스토마토
 
#. 세빛섬과 고척돔구장은 원래 박원순 서울시장의 전임시장이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고척돔 공사는 2007년 처음 시작할 때 예산은 529억원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이후 계속 설계가 바뀌면서 5배가 넘는 3000억원 가까이 비용이 들어가게 됐다. 구장 공사 과정 중에서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면서 당초 계획된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결국 박 시장이 구장을 리모델링에 나섰고 프로야구단을 유치하며 지금의 모습에 이르게 됐다.
 
세빛섬도 마찬가지다. 오 전 시장이 한강르네상스를 한다고 10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들여 플로팅아일랜드인 세빛섬을 만들었다가 전시행정 논란을 빚었다. 2011년에 완공했지만 서울시민들은 세빛섬이 필요한지 의심했고, 수천억원의 혈세를 이렇게 낭비해도 되는건지 의아해 했다. 하지만 박 시장이 사업 재검토를 지시한 후 부분 개방을 시작하면서 결혼식장과 커피숍이 생기고, 공연도 함께 이뤄지면서 많이 활성화됐다. 시원한 한강 바람을 맞으며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한 것이다.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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