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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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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그룹 출자자산 38%…경영권 방어 급급에 투자 실종

삼성 출자자산 101.5조…부영 80.4%, 하림도 59.3%

2017-06-2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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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총수가 있는 10대그룹의 출자자산이 3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자자산은 회사별 자산에서 내부 지분율을 곱한 출자지분 가치로, 총수 일가의 지배권 강화를 위해 계열사 출자 고리에 묶인 자산이다. 지분유지를 위해 들고 있어야 하는 탓에 당장 쓸 수 없는 돈이다 보니, 수익과 투자의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26일 재벌닷컴이 공정자산 기준 30대 기업집단 1259개 계열사의 지난해 말 출자자산을 분석한 결과, 581조7760억원으로 전체 자산 1642조5220억원의 35.4%로 집계됐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위장계열사가 적발된 부영은 출자자산이 17조4630억원으로 총자산 대비 비중이 80.4%나 됐다. 편법 증여와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는 하림도 59.3%에 이른다.
 
총수 일가의 내부 지분율이 높고 지배구조가 복잡한 10대그룹의 출자자산은 464조5810억원으로, 30대 기업집단 전체 출자자산의 79.9%에 달했다. 10대그룹의 출자자산 비중은 38.3%로, 30대 기업집단보다 2.9%포인트 높았다.
 
 
 
삼성의 출자자산은 101조4770억원으로 30대 기업집단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삼성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으로 이어진 고리를 비롯해 7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7.55%(보통주+우선주)를 보유함으로써 갖는 출자자산만 13조1976억원 상당이다. 이는 LS그룹의 총 출자자산(10조3330억원)보다 많다.
 
이어 현대차(66조500억원)와 SK(79조7200억원), 롯데(72조670억원), LG(40조2790억원), 한화(32조6720억원), GS(26조2250억원), 현대중공업(24조8180억원), 두산(13조5580억원), 신세계(7조7150억원) 순으로 출자자산이 많았다. 그룹 총 자산 대비 출자자산 비중은 롯데와 한화가 각각 65.0%와 55.8%로 절반이 넘는 가운데 삼성(27.9%)과 신세계(23.9%)를 제외한 8곳이 10대그룹 평균 출자자산 비중(38.3%)보다 높았다.
 
이처럼 재계의 자산 중 상당액이 총수 일가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 확보에 쏠리면서 매출과 순이익 증가 등 수익성 개선으로 자산이 늘더라도 기업은 투자와 일자리 확대에 쏟을 여력이 떨어져 낙수효과는 기대할 수 없는 모양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대그룹의 자산과 투자 증가율 추이를 비교해보면, 총 자산은 1003조2370억원에서 1213조3130억원으로 20.9% 늘었으나, 투자규모(사업보고서 제출 기업만 계산)는 69조20억원에서 49조4150억원으로 28.4% 줄었다. 같은 기간 일자리도 79만9519명에서 69만7868명으로 6.9% 낮아졌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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