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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양승태 대법원장 '리더십' 최대 위기"

26일 공직자윤리위 3차 회의…이번 주가 입지 결정 분수령

2017-06-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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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양승태 대법원장이 취임 후 최대 위기에 빠졌다. 26일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위원장 전효숙) 회의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번 주가 임기를 3개월 앞둔 양 대법원장의 입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직자윤리위 회의는 세 번째 열리는 것이다. 양 대법원장은 법원행정처가 사법행정권을 남용해 법관들의 사법개혁 움직임을 저지했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결과를 지난달 공직자윤리위에 부의했다.
 
공직자윤리위가 지금까지 논의해 온 쟁점은 크게 3가지다. 법관들에게 압력을 넣어 학술회의 발표를 축소시키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규진(사법연수원 18기)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에 대한 징계 여부, 진상조사위의 ‘법관 블랙리스트’ 조사 결과의 정당성, 제기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한 재조사 필요성 등이다.
 
공직자윤리위가 이번 회의로 종결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대법원 관계자는 25일 “이날 회의에서 새로운 쟁점이 다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까지 계속 동일한 쟁점을 계속 논의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의 과정과 내용은 비공개이기 때문에 언제 쟁점에 대한 논의가 끝날지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또 다른 대법원 관계자는 “진상조사위가 충분히 조사를 했고, 그에 대한 일선 법관들의 요구도 구체화 됐기 때문에 윤리위가 더 이상 시간을 끌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양 대법원장이 이번주 중 전국 법관들이 대표회의를 통해 요구한 진상조사요구건 부여 등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 적어도 윤리위 논의 결과발표에 앞서 양 대법원장이 먼저 입장을 발표하는 것은 윤리위에 논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부여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양 대법원장이 윤리위 논의 결과와 같은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할 경우 정당성은 일부 확보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홍은 여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윤리위가 진상조사위 조사 결과를 사실상 추인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낼 경우에는 일선 법관들이 강하게 반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진상조사위 결과에 대한 불신을 전제로 열렸다. 전국법관대표들은 이날 양 대법원장에게 '법관 블랙리스트' 등에 대한 재조사 권한을 부여해달라고 요구했다.
 
윤리위가 진상을 재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낼 경우에는 양 대법원장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역대 대법원장의 경우, 사법부 내 제기된 재판권 침해 등 의혹에 대해 진상조사위를 가동한 적은 종종 있었으나 그 조사 결과가 법원 내부에서 불신을 사고, 재조사의 주도권을 일선 법관들에게 내준 적은 없었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지난 22일 오전 굳은 표정으로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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