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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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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그룹 금융계열사 10년 새 두배 늘어…'금산분리' 강화 정책 윤곽

문 정부, 공정위 중심 '금융그룹 통합감독제' 도입 검토 중

2017-06-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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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총수가 있는 국내 10대 그룹(2017년 공정자산 기준) 금융 계열사가 10년 새 두배(89.3%)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그룹까지 넓히면 130.9%에 이른다. 그간 재벌과 각 계열사에 대한 감독이 금융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로 양분된 탓에 금산분리 규제가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공정위를 중심으로 금융그룹 통합감독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금산분리는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지배에 따른 여러 부작용을 막기 위한 조치이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분리하는 금산분리 원칙이 고수돼 왔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통합감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5일 <뉴스토마토>가 금융감독원과 공정위 자료를 토대로 30대 그룹의 금융 계열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5월 기준 30대 그룹의 금융 계열사는 127곳으로 집계돼 지난 2007년 55개보다 130.9%(72곳)나 증가했다. 전체 계열사 수 대비 금융 계열사의 비중도 7.5%에서 10.7%로 3.2%포인트 올랐다. 이런 증가에 가장 영향을 준 것은 미래에셋과 한국투자금융 등 금융 전업그룹이 30대 그룹에 이름을 올려서다. 미래에셋은 계열사 41곳 중 34곳, 한국투자금융은 28개 계열사 중 23개가 금융 계열사다. 
 
미래에셋과 한국투자금융이 포함돼 계산된 효과를 제거하면 30대 그룹에서 금융업 확대는 온전히 10대 그룹에서 이뤄졌다. 30대 그룹의 127개 금융 계열사 중 총수가 있는 10대 그룹 소속은 53곳으로, 2007년 28개보다 25곳이나 증가했다(89.3%). 30대 그룹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롯데로 9곳이나 늘어, 현재 11곳에 달한다. 삼성도 7곳 증가, 17개를 보유 중이며, 현대차와 한화는 각각 4곳, 3곳, LG와 두산도 1곳씩 늘었다.
 
사진/뉴스토마토
 
10대 그룹 금융 계열사의 총자산은 592조4980억원으로, 2007년(200조9560억원)보다 세배 가까이(194.8%) 급증했다. 같은 기간 10대 그룹 전체 자산 증가율(182.4%)이 두배가 안된다는 점에서 보면 괄목한 만한 성장이다. 전체 자산 대비 금융 계열사의 비중도 34.1%로, 2007년(32.7%)보다 1.4%포인트 올랐다.
 
금융 계열사가 개별 그룹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화가 72.%, 삼성이 53.7%로 절반을 넘어섰고, 현대차(22.6%)와 롯데(21.4%) 역시 쏠림 현상이 높다. 특히 삼성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주요 계열사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지분을 확보, 그룹 순환출자 구조의 한 축을 형성하면서 전자 등의 지분평가액 증가로 회사 몸집까지 키워가고 있다.
 
이처럼 재계의 금융업종 확대는 금산분리 원칙에 역행하는 모양새지만 정부는 그간 적절히 손을 대지 못한 상황이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공정위는 상호출자제한제도를 통해 재벌을 감독하지만 증권사 등을 직접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금융당국도 금융지주처럼 은행권 금융그룹이 아닌 제조업 기반의 기업집단에는 감독이 미흡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부는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에 대해 감독을 강화하는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를 도입, 삼성과 한화, 미래에셋, 한국투자금융 등에 대한 관리 방안을 개선할 방침이다. 교수 시절부터 제도 도입을 주장한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19일 기자 간담회에서도 "금산분리는 금융위원회 업무지만 다양한 정부 부처와 협업이 필요하고,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시장을 활성화하는 방향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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