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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하루의詩)'생활이라는 생각'

2017-06-23 13:49

조회수 : 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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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고 정신 없는 환경에 놓인 우리는 정작 하루에 시 한 편 읽기도 힘듭니다. 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래서 시작해보려 합니다. 하루에 시 한 편씩 시들을 필사해보고자 합니다. 마음 한 켠에 남을 만한 시어들을 적고 따라 읽어보며 스스로 몰랐던 감정, 감각들을 깨워 보고자 합니다.)






그는 30여년을 목수로 살아왔다. 나이가 들어 몸이 노쇠해졌다. 덜컥 심장병에 걸렸다.


70세의 나이로 어떻게든 살아보려 했다. 연금을 받으려 여기저기 뛰어다녔다.


가시밭길이었다. 관공서는 전화 연결을 회피했다. 직접 가니 공무원들은 온라인으로 신청해야만 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인터넷을 잘 알지 못했다. 계속되는 Redtape에 지쳐 갈수록 수척해지고 생활이 불가능해져갔다. 그리곤 결국 화장실에서 쓸쓸하게 죽음을 맞는다.


시를 읽는데 불현듯 '나, 다니엘 블레이크'가 생각났다.


누구에게나 고해 같은 삶의 시간들이 있다. 그 속에서 도피하고, 유배가고, 망명하며 분투한다. 살아져야 하는 삶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야만 한다.


영화에서 블레이크는 끝내 죽는다. 하지만 그의 고결한 정신만은 죽지 않는다. '공무원 갑질', '물질만능 주의'란 현실의 횡포 속에서 그는 치열하게 사투를 벌인다. 말미에 관공서 앞에다 스프레이 낙서를 했던 행동이 그것을 대변했다. 무거운 현실 속에서 자신에 대한 자존심만은 끝까지 굽히지 않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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