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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차기태의 경제편편)평화는 번영의 어머니

2017-06-2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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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경제흐름이 비교적 양호하다. 1분기 GDP 성장률은 기대이상 높은 1.1%를 기록했고, 주가지수도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소비자심리도 상당히 호전됐다. 오랜 동안 숨죽이던 소비자들이 이제서야 심호흡을 하는 듯하다. 문재인정부의 새로운 경제정책을 기대해 보자는 마음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상도 당장 크게 염려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오히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제는 이런 기조를 이어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내수부진에 관해서는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금 또 하나의 중요한 관건은 남북한 정세이다.
 
남북한 정세는 올 들어 극도의 위기국면에 빠져들었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동해안에 진출하고 북한도 동해안에서 대규모 포격훈련을 하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을 연출했다. 이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신용도가 흔들리는 모습이 감지되기도 했다. 이런 국면이 장기화되면 국내외적으로 투자심리와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우리 경제의 침체 탈출을 더디게 한다.
 
무엇보다 외국인투자자들이 동요한다. 국내외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주식투자금은 580조원을 헤아리고, 외국인 채권투자도 100조원을 넘는다. 남북한 긴장이 고조되면 이들 외국인 투자금이 동요하기 쉽다. 그런 동요를 막으려면 남북한 긴장이 고조돼서는 안된다. 만약 이들 외국인투자금이 동요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서는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그러므로 안정과 발전을 위해 남북한 정세안정과 평화정착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다행히 한반도 주변의 긴장은 다소 누그러진 것 같지만 아직 아슬아슬하다. 북한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에도 5차례나 미사일을 발사했고, 미국은 한반도 주변해역에 막강한 전력을 갖춘 항공모함을 들여놓았다. 미국과 북한이 여전히 극도의 기싸움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강경하기만 해 보이는 몸짓 이면에는 국면전환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우선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보다는 현실화된 듯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4대 대북정책 기조를 통해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앞세우는 가운데서도 대화와 협상의 여지를 남겨놓았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도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지 않도록 북한 핵 문제를 외교적 수단으로 해결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추가 도발을 중단한다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도 지난달 31일 노동신문을 통해 남북관계 대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 사이 들어보지 못했던 언급이다. 사실 북한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하고 싶은 도발은 거의 다한 듯하다. 어쨌든 이제 미국과 남북한 모두 유연해진 듯하다. 다만 북한에 억류됐다 지난 13일 혼수상태로 풀려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이 다소 변수는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이 오는 28일 미국을 방문한다. 아마도 이번 방문중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이 큰 분수령이 될 듯하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한이나 북한-미국 사이의 긴장이 점차 풀리고 한반도 정세에 전환점이 마련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회담 결과에 따라서는 북한이 무모한 핵실험이나 미사일 도발을 더 이상 벌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는 제법 크다고 하겠다.
 
사실 남북한 정세가 안정되면 우리 경제가 얻는 효과는 무척 크다. 쉬운 예로 문 대통령이 16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연차총회에서 말한 대로 남북한 철도만 연결돼도 아시아실크로드가 완성되고 한국기업의 물류비가 절감된다. 유럽을 비롯한 해외 주요 시장에서 한국기업의 경쟁력은 더욱 강화된다. 한국 제품의 시장확대에도 유익할 것이다.
 
로마시대의 서사시인 오비디우스는 “평화는 케레스 여신의 유모이고 케레스 여신은 평화의 양녀”라고 썼다. 케레스 여신은 곡물의 여신이니까 경제활동과 번영을 의미한다. 오비디우스의 명언을 오늘날 한반도에 그대로 대입해 볼 수 있다. 한반도 평화는 한국경제 번영의 어머니이고 한국 경제의 발전은 평화의 양녀라고.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돼야만 한국 경제는 안정과 번영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차기태(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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