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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시민단체, 정찬우 고발…국정농단 수사 확대되나

이상화 본부장 인사 관련 직권남용·업무방해 등 혐의

2017-06-1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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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를 도운 대가로 승진한 이상화 KEB하나은행 글로벌영업2본부장의 인사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5일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됐다. 이에 따라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추가 혐의를 확인 중인 검찰의 수사 대상이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는 이 본부장의 특혜성 인사와 관련해 이날 정 이사장을 직권남용·업무방해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 단체는 금융위원회가 예정에 없던 캠페인 광고를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운영하는 아프리카픽쳐스에 추가로 발주한 과정에서 정 이사장의 개입이 있었는지와 이에 대한 범죄 혐의가 있는지를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 이사장은 금융위 부위원장이었던 지난 2015년 11월 두 차례에 걸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지시를 받아 하나은행 측에 당시 이상화 하나은행 독일 프랑크푸르트 법인장을 승진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결국 이 본부장은 지난해 1월 삼성타운지점장으로 발령받은 후 그해 2월에는 글로벌영업그룹장 밑에 신설된 글로벌영업2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김성진 변호사는 "이상화가 고속 승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최순실의 독일 생활을 편하게 해줬던 공이 있었다"며 "그 공을 치하하기 위해 최순실은 박근혜를 동원했고, 박근혜는 안종범에게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와 안종범은 이미 법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지만, 공범이라 할 수 있는 정찬우에 대해서는 아무런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2015년 8월 독일에서 자신과 코어스포츠 명의의 계좌를 개설할 때부터 자산관리 등에 대해 이 본부장의 직·간접적인 도움을 받았다. 이 본부장은 그해 12월에는 최씨의 예금과 임야를 담보로 당시 대학교 1학년이던 정유라씨에게 신용보증장을 발급해준 후 하나은행 독일법인으로부터 연 0.98%의 금리로 38만5000유로를 대출받을 수 있도록 승인해준 인물이기도 하다.
 
정씨는 최씨의 예금으로 송금받을 수 있는데도 대출을 받아 자금을 세탁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새로운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 법무부를 거쳐 정씨가 구금됐던 덴마크 당국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씨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정의연대 등은 지난해 1월 금융위가 '크라우드펀딩 캠페인' 광고를 추가로 기획하면서 기존 광고업체인 B사가 아닌 아프리카픽쳐스에 제작을 맡긴 것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 단체는 "추가 광고 대금을 한국거래소가 대납하고, 정찬우가 이후 거래소 이사장으로 취임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광고 집행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했을 것이란 합리적인 의심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15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왼쪽부터)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 김성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이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직권남용·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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