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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대우건설, 정비사업 '공격적 행보'…매각 가속도 붙나

올 상반기 1조8천억 수주…건설사 중 도시정비 '1위'

2017-06-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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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047040)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하반기에 진행될 매각 절차에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일각에선 대우건설이 주택부문에 사업이 편중되면서 향후 3~4년 뒤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도 함께 내놨다.
 
대우건설이 올해 상반기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1조8883억원을 수주하면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서울 광화문에 있는 대우건설 본사의 로고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11일 서울시와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까지 서울지역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8곳이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또 올해 전국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총 70여곳으로 시장 규모는 2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24조원과 합하면 총 44조원이 2년 사이에 시장에 쏟아져 나온 것이다.
 
특히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만 1조8883억원에 달하는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하면서 1위를 고수했다. 이어 포스코건설 7497억원, 롯데건설 5422억원, 현대건설(000720) 4276억원, GS건설(006360) 3926억원, 한화건설 3183억원, SK건설 176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대우건설은 지난 1월24일 '서울 신림2구역(도급액 1399억원)'을 시작으로 3월13일 '부산 감만1구역(1조4821억원)', 3월14일 '대구 파동강촌2지구(2315억원)', 3월27일 '과천 주공1단지(4145억원)', 5월13일 '행당7구역(1676억원)' 등을 차례로 수주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게다가 과천 주공1단지와 행당7구역 등 알짜 지역은 각각 현대건설과 두산건설을 제치고 대우건설 단독으로 수주하면서 도시정비사업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수주성과 덕분에 올해 2분기 실적 역시 고공행진이 점쳐진다.
 
대우건설은 올해 2분기 예상 컨센서스 매출액은 3조1300억원, 영업이익은 27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 156.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보수적 회계처리에 따른 실적부진을 딛고 기록한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지난해 8월 취임후 취임 1주년을 앞둔 '박창민 사장의 마법'이 본격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이 지난해 8월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 매각 작업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시가총액 3조원에 달하는 대우건설은 올해 M&A(인수합병) 시장에서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초대형 매물이다. 대우건설의 지분 50%를 가진 산업은행은 해외 저가 부실 수주로 골머리를 앓았던 대우건설을 올해 매각하겠다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지난해 해외건설 사업장에 대한 대규모 손실을 털어내고 영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주가도 상승 추세인 만큼 올해가 제 때라는 판단이다. 산업은행은 이르면 7월 매각 주관사 선정을 거친 뒤 오는 9월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대우건설이 국내 주택사업에 치중하면서 포트폴리오가 편중됐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신규 분양이나 재건축·재개발 등 입주시기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2~3년 뒤 실적이 하락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게다가 올해 정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기 도입 등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을 방침인 것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다른 대형 건설사의 경우 주택 사업뿐 아니라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면서 외부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대우건설은 주가를 부양해 매각에 나서야 하는 만큼 단기 실적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사업의 경우 바로 돈이 들어오기 때문에 즉각 실적에 반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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