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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향

“우리 오래오래 불행하게 살자”

<꿈의 제인>리뷰

2017-06-09 17:55

조회수 :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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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팸이라는 말을 이 영화에서 처음 들었습니다. 가출팸이란 가출 패밀리의 줄임말로 가출 청소년들이 인터넷이나 채팅앱으로 가출팸을 형성해 원룸, 모텔 등에 모여 숙식을 해결한다고 합니다. 아빠, 엄마, 오빠, 동생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기도 하고요. 영화 <꿈의 제인>은 기본적으로 가출 청소년들의 이야기이며 트랜스젠더인 제인이 등장하는 전반부와 등장하지 않는 후반부로 대비됩니다.


 


제인은 불행한 사람입니다. 아니, 사람은 불행한 삶을 살다 가는 것이라고 인정하는 대신 타인과 연대하려고 합니다. ‘개 같은 인생 혼자 살아서 뭐하니, 그래서 다 같이 사는 거야라는 이유로 가출 청소년들을 자신의 집에서 보살피죠. 몸과 마음이 안전한 공간에서 제인을 엄마라 부르며 생활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청량합니다. 뒤늦게 합류한 가출 청소년 소현도 그들과 자연스레 어우러져 처음으로 사람들과 관계다운 관계를 맺게 됩니다.


 


만약 제인이 없다면 이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요? 영화가 중반부에 들어서면 제인의 자리를 원룸을 소유한 아빠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끈끈하고 안정된 가출팸을 유지하기 위해 아빠는 긴장과 공포를 이용합니다. 아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체벌을 받을 수 있고 살벌한 바깥으로 내쳐질 수도 있습니다. 술도 마시기 싫고 그들과 어울려 웃고 싶지도 않은 소현은 혼자가 됩니다. 자신은 영원히 사랑받지 못할 거라고 스스로를 저주하면서요.


 


퇴근 시간이라 월욜에 다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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