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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회계사기 방조' 안진 임원들 1심에서 모두 유죄

안진회계법인 벌금 7500만원…법원 "공소사실 모두 유죄"

2017-06-0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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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의 분식회계를 알고도 눈 감아준 혐의로 기소된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안진회계법인) 회계사들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1년간 업무 정지 처분을 받은 법인에 대해서는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재판장 최병철)는 9일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배모 전 안진회계법인 이사에게 징역 2년 6개월, 임모 상무이사와 회계사 강모씨에게 각각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불구속 상태서 재판을 받던 이들은 모두 법정 구속됐다. 함께 기소된 엄모 상무이사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으며, 안진회계법인에는 벌금 7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 모두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회계전문가이자 외부 감사인으로서 유지해야 할 전문가적 의구심, 독립성, 객관성을 저버린 채 회계원칙에 반하는 회사의 회계처리를 눈감아 줬다”며 “회사의 부당한 요구나 자료제출 거부 등에 대해서도 외부감사법이 감사인에게 부여한 권한을 행사하지 않고 조서화 작업에만 치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이 분식회계의 동기가 있다는 사실도 명확히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런 조치 없이 만연히 감사보고서에 ‘적정의견’을 기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우조선해양은 안진회계법인이 외부감사인으로서 ‘적정의견’을 준 재무제표로 3조원이 넘는 사기대출과 부정거래를 했다”며 “재무 상태를 믿고 투자한 다수의 투자자는 막대한 피해를 보고, 사태 해결을 위한 공적자금도 7조원에 달한다”고 질타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대우조선해양과 분식회계를 공모한 것은 아니었고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의 거짓말과 비협조로 감사절차 수행에 어려움을 겪은 점 등은 인정했다.
 
안진회계법인에 대해서도 “과거 처벌받은 사실이 있음에도 당시 지적됐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실질적인 노력을 하지 않아 이 사건에도 유사한 문제점에 반복해 나타났다”며 검찰이 구형한 벌금 5000만원보다 높은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안진회계법인이 외부감사인으로서 독립된 지위에서 감사를 수행하기보다 감사 재계약이나 기타 용역계약 수임 등을 위해 오히려 눈치를 보는 비정상적인 상황 속에서 이 사건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우조선해양의 5조원대 회계사기(분식회계)를 알고도 감사보고서에 '적정 의견'이라고 허위기재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2014 회계연도 감사조사에서 매뉴얼 조서가 누락된 상태로 확정된 이후 내부감리가 시작되자 사후에 작성일을 소급해 기재한 후 몰래 감사 조서에 끼워 넣어 변조한 혐의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안진회계법인에 대해 감사절차가 부실했다고 판단해 1년간 신규감사 업무 정지 처분을 결정하고 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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