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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밴드, 유랑하기)100%의 진솔함을 묻힌 음악, 윤딴딴

2017-06-08 18:01

조회수 : 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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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유랑하기: 그동안 소외돼 왔거나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던 밴드와 그들의 음악을 소개하는 공간입니다. 음악 영상을 기반으로 그들이 걸어온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시간을 마련해 볼 계획입니다. 유랑자의 마음으로 밴드들을 여기저기 살펴주셨으면. 부디 우리나라도 음악적 토양이 풍성해질 수 있길 바라며.)




주로 길거리와 카페를 아지트로 삼는다. 기타를 걸쳐 메기 시작하면 관객들이 삼삼오오 모인다. 삶에서 느낀 유쾌하고도 진솔한 노랫말이 듣는이들의 웃음으로 번진다. 주로 연애, 이별, 사랑에 관한 고민을 가감 없이 푸는데 표현 방식이 재미나다. “넌 왜 항상 뒷모습 뿐/니 뒷모습이랑 결혼해서/얼굴 없는 애까지 낳겠어”(친하게 지내자), “너무 소중한/치킨 한 마리 속에 닭다리도/난 그대에게 줄 수 있어요/두 개 다”(그대 눈에 톡)


싱어송라이터 윤딴딴. 2014년 그의 음악은 그렇게 시작됐다. 노래 실력, 비쥬얼이 화려한 다른 뮤지션들에 비해 별로 내세울 것은 없었다. 긍정적인 마인드와 100%의 진솔함만이 그가 가진 유일한 무기였다. 성대결절로 수술한 적도 있고 작곡이 원활하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어두운 기운을 주로 ‘긍정적 생각’으로 이겨낸다. 그렇게 하루에 한 걸음을 걷듯 차곡차곡 쌓아올린 음악들은 현재는 그의 삶을 대변해준다.


2014년 2월 발매된 데뷔 앨범 ‘반오십’의 타이틀곡 ‘친하게 지내자’. 가삿말은 너에게 “답답해서 할 말은 해야겠다”로 시작한다.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자꾸만 도망가는 너, 항상 뒷모습만 보여주는 너, 그런 너와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한다면 얼굴 없는 애를 나을까봐 걱정된다는. 유쾌한 상상이 담긴 가사가 돋보인다.


이후에 나온 싱글 앨범들도 스토리텔링의 큰 전개 속에 톡톡 튀며 진솔함을 읊는 가사들이 흥미롭다.




옆 동네에 살던 니가 이사온 그 날에/우린 처음 알게됐지/이 동네는 처음이라 아는게 없다고/니가 내게 말을 건 거야/하루하루 우린 더욱 가까워 졌고/니가 내 맘에 들어왔지/용기 내어 건넨 말에 활짝 넌 웃으며/와락 나를 안았던 거야(2015년 3월, 사랑의 시작은 이사에서부터)


나 중학생 때 친구 녀석 이층에서 뛰어내리면/천원 준데 혹 했지 두 다리 다 부러졌어/그 때 느꼈지 아 사람은 딴딴해야 하는구나/너무 찌질한 내 어린 시절에도(2016년 1월, 윤딴딴)




곁에 함께 있어준 연인에게 전하는 따스한 노래 ‘함께’. 풋풋함과 귀여움이 영상과 음악에 묻어 흐른다.




진솔한 가사를 써왔던 만큼 10cm의 '아프리카 청춘이다'를 커버한 곡도 잘 어울린다.  


"아프리카 나도 가고 싶다니까. 젊음도 있고 열정도 있고 꿈도 패기도 다 있다지만. 여권이 없고 비자가 없고 돈 없다고"


 


P.S 윤딴딴: 본명은 윤종훈. 고등학교 때 담임선생님께 '딴따라'라 꾸중받았다. 당시에는 스트레스였다. 어느순간부터 마음을 내려놓게 됐다. "그래, 나 딴따라지"라고 쿨하게. 뮤지션의 길로 들어서면서 성 '윤'을 붙여 예명으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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