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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향

대학로에서 보는 클래식 공연은 의외로 재밌다!

바리톤 정경의 정신나간 작곡가와 KISS하다

2017-06-08 10:58

조회수 : 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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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피곤한 상태에서피아노 연주회를 갔다가 졸 뻔한 경험 때문에 앞으로 클래식은 집에서만 듣기로 다짐했는데 또 클래식 공연을 가게 됐다. 이번에는 그냥 클래식이 아니라 토크가 곁들어진 클래식 공연이었는데 같이 가자고 꼬신 친구에게 미안하지 않아서 좋았다. 이 공연의 매력은 바로...


 


1. 성악가가 이렇게 말을 잘하다니!


바리톤 정경의 정신나간 작곡가와 KISS하다공연에는 도도하거나 체면을 차리는 음악가가 없다. 성악가 정경은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베토벤의 ‘Ich Liebe Dich’, ‘내 나라 내 겨레를 부르는 중간 중간 곡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맛깔나게 풀어낸다. 예를 들어 한 대기업에 강의를 가서 베토벤 하면 떠오르는 걸 물었더니 바이러스라는 대답이 나와 충격을 받았다거나 모차르트가 피가로의 결혼을 작곡하며 귀족을 풍자할 수 있어 정말 즐겁게 작업했다는 식의 개인적 경험과 교양 지식을 끊임없이 들을 수 있다. (3분마다 한 번씩 웃음이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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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라 내겨레를 부르는 바리톤 정경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애국심이 커서 그런 게 아니라 너~무 추워서 눈물이 나와 버렸다고 한다.


 


 


2. 좁은 공간이라 더 생생하다.


매회 공연마다 다른 게스트가 등장하는데 65일에는 호르니스트 이정민이 모차르트 곡을 연주했다. 대학로 극장을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무대는 좁고 관객과의 거리도 매우 가깝다. 독주곡이 아닌데도 호르니스트만 나올 수 있는 건 녹음된 음악(MR)을 틀어놓고 연주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연주자도 처음이고 관객도 처음이라 서로 어색하긴 하지만 호른이 내는 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어 좋았다. (MR에 성악 하는 것도 처음 시도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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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니스트 이정민이 활동하는 퍼니밴드의 무대


 


두 가지 이유 외에도 클래식을 쉽게 전하기 위해 이탈리아어로 된 곡을 해석해서 스크린에 띄워주고, 매번 곡 해설을 꼭 해주는 정경의 노력에 감동받을 수밖에 없다. 몸집이 큰 자신을 고혈압 돼지라고 비하하며 웃음을 유도할 땐 초큼 안타깝기도 했다. 3개월마다 프로그램을 바꾼다고 하니 다시 보러가고 싶을 정도로 좋았던 공연이었다. 꼭 보러 가보시길...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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