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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정유업계 호황, 주유소는 몸살

시장 포화에 알뜰주유소 등장…경쟁력 부족에 폐업 줄이어

2017-06-0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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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지난해를 잇는 정유업계의 업황 호조에도 폐업하는 일반 주유소들이 늘고 있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알뜰주유소와의 가격경쟁 등 늘어난 부담 탓이다.
 
7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2015년 12월 1만2178개소였던 주유소는 올 1월 1만2013개로 165개소 감소했다. 2011년 12월 1만2901개소에 비하면 900개소가량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 2013년 1031개소였던 알뜰주유소가 지난해 1168개소로 137개소 증가한 것과는 상반된다.
 
갈수록 줄어드는 일반 주유소에 비해 알뜰주유소가 늘어나는 이유는 압도적인 가격경쟁력에 있다. 정유사가 책정한 기름값에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주유소 이윤창출 구소상 일반 주유소가 알뜰주유소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셀프주유소를 통해 인건비를 줄여보지만 설비 교체비가 만만치 않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5월 다섯째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은 리터당 1476.4원이다. 이 가운데 일반 주유소 판매가격은 1495.3원, 알뜰주유소는 1448.3원이다. 경유 역시 일반 주유소 1287.1원, 알뜰주유소 1239원으로 격차가 있다.
 
시장 포화로 인한 경쟁 심화와 알뜰주유소와의 가격 경쟁력에 밀려 문을 닫는 일반 주유소들이 늘고있다. 한 운전자가 강원시내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알뜰주유소는 지난 2011년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이 정유사로부터 대량으로 휘발유와 경유를 공동구매하면서 단가를 인하하고, 주유소 부대 서비스 등도 없애 주유비용을 기존 주유소에 비해 낮추기 위해 탄생했다. 당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던 고유가 흐름에 주유소 간 경쟁을 촉발시켜 가격 부담을 낮추자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이는 결과적으로 일반 주유소의 경쟁력 상실 및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면서 폐업하는 주유소가 나날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주유사업자들은 수익성 강화를 위해 셀프주유소 및 '주유소+편의점' 형태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원가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름값 격차를 극복하기 위한 차선책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새 정부가 미세먼지 주범으로 경유차를 지목하면서 경유세 인상안 등 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에너지정책안을 고려 중인 점 역시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주유소가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기름을 공급하고 정유사에겐 입찰 기간 고정적 납품처를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뜩이나 시장 포화로 시름 중인 주유소들 입장에선 극복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정부가 석유공사 등을 통해 플레이어로 개입 중인 부분을 민간에 이양해야 공정한 시장 경쟁 및 경쟁력 제고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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