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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업 심층분석)이랜드, '미래성장동력' 호텔사업 어떻게 되나

켄싱턴호텔·리조트 매각여부 관심…이랜드리테일 IPO 위해 지분구조 변경

2017-06-0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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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는 2017년 05월 29일 ( 17:52:28 ) 토마토프라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유동화 위기를 겪고 있는 이랜드그룹이 잇따른 자산 매각의 일환으로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아 온 호텔 사업에서도 발을 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주목된다. 이는 4조원에 이르는 순차입금을 해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켄싱턴호텔을 운영하는 이랜드파크와 이랜드리테일을 분리해 추후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공개 작업을 서두르려는 조치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이랜드리테일측은 유동성 문제가 해결됐으며 호텔 매각은 더 이상 없다는 입장이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파크는 제주와 속초 등 전국 23개 체인망을 보유한 켄싱턴호텔과 리조트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랜드파크는 이랜드리테일의 자회사로, 최근 지난해 매출 8054억원, 영업손실 130억원을 기록하며 모기업인 이랜드리테일의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랜드그룹 차원에서 켄싱턴호텔 라이선스와 제주와 속초 등 관련 부지 매각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는 모기업인 이랜드리테일의 재무구조 개선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랜드의 호텔사업 매각은 기존 경영정책과는 배치된다. 앞서 이랜드그룹은 유동성 위기설에도 레저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공격적인 경영을 보여왔다.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도 지난 2014년 4월 기자간담회에서 "켄싱턴 제주 호텔을 기반으로 이랜드를 호텔·레저사업을 육성해 전세계 150개 지점, 1만8000개의 객실을 갖춘 세계 10대 글로벌 호텔 레저그룹으로 완성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랜드가 2020년까지 목표로 한 호텔분야 매출은 5조원이었다.
 
이랜드파크는 지난 2014년 제주 중문관광단지에 켄싱턴제주호텔의 영업을 시작했다. 다음해인 2015년에는 사이판 팜스리조트를 켄싱턴호텔로 리뉴얼하는 등 호텔·리조트 체인화 사업에 적지 않은 투자를 진행했다. 같은 해 건영의 글로리콘도 사업 부문을 2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호텔을 포함한 이랜드의 레저분야는 지난해 298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370%였던 이랜드그룹의 부채비율은 지난 2013년 400%까지 늘었다. 이후 패션브랜드인 지난해 말 패션 브랜드 티니위니를 매각했고, 최근 유통브랜드인 모던하우스 매각(7000억원)에 합의했지만 매각이 완료돼도 부채비율이 240%에 달한다. 최근에는 이랜드리테일의 프리 기업공개(IPO) 투자에 참여키로 한 사모펀드 큐리어스파트너스와 H&Q코리아 등과의 계약일정도 지연되고 있다.
 
결국, 이랜드는 지난 2012년부터 추진한 제주 애월 테마파크의 착공을 내년 이후로 미뤘다. 사업 주체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경우 사업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토지를 환매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몇년간 호텔분야에서 손실을 기록하고 있고 최근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슈로 업황이 더욱 악화되면서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호텔업계의 매물이 시장에 더 나오기 전에 관련 사업부분을 서둘러 매각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랜드그룹은 추진 중인 이랜드리테일의 IPO에 맞춰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기존 지분 구조인 이랜드월드-이랜드리테일-이랜드파크의 고리를 없애고 지주회사격인 이랜드월드가 이랜드파크를 직접 소유하는 구조로 변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호텔을 비롯한 레저부문의 사업 조정을 추진한 것은 맞다"며 "앞서 서울 홍대와 서교동 부지를 매각한 것도 이같은 사업 조정의 일환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제주 켄싱턴호텔의 경우 최근에 매각 이슈가 있었지만 확정된 상황은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티니위니에 이어 모던하우스 매각으로 총 1조6000억원의 금액을 끌어들여 부채비율도 200% 내외로 낮췄다"면서 "또한 프리ipo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호텔 레져는 이랜드 미래 성장동력으로 생각하는 사업인 만큼 항후에도 꾸준한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해명했다.
 
 
이랜드그룹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선정한 호텔분야도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2014년 문을 연 켄싱턴 제주 호텔 오픈식.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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