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안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는 창문 밖에 하늘거리는 나뭇잎들을 봅니다. 생물이 가진 고유의 색깔은 심리적인 효과를 일으키는데 나뭇잎의 초록색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며 안정감을 주죠. 겸재 정선의 <척재제시>를 봅시다. 정원의 식물들이 울창하게 자라 액자인양 그림 가장자리를 둘러쌌습니다. 그림 속 사내종이 들고 있는 것은 웅어입니다. 멸치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맛이 좋아 조선시대부터 수라상에 올랐습니다. 주인은 만족스러운 듯이 웃으며 시를 쓰고 있습니다. 물고기를 받은 답례로 쓰는 시입니다. 겸재 정선은 벗 사천 이병연에게 이 그림과 함께 웅어를 보냈습니다. 식물의 푸릇함과 여유로운 미소, 우정이 담긴 그림 덕분에 스트레스가 조금 풀리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