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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핫 파이낸스)'프로 OTC' 장외주 큰 장 열린다…"관건은 정보 투명성"

4차 산업혁명 기대감 사적자본시장 성장 주도할 마중물 될까

2017-05-2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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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비상장주식 장외거래 중심인 미국 사적자본시장 규모(55%)는 상장기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공적자본시장보다 크다. 국내 사적자본시장이 여전히 5%에 미치지 못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제 한국도 사적자본시장 활성화를 꾀한다. 비상장기업을 사고 팔 수 있는 시장을 강화하고 중소벤처기업 자금조달 지원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전문투자자를 중심으로 비상장주식 투자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한 몫 할 전망이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 기회를 노릴 수 있는 장외주식시장으로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관측돼서다. 이런 기대감에 발맞춰 금융투자협회는 새 거래 플랫폼을 연다. 초기 개발단계부터 관심이 높았던 ‘프로 OTC(Pro-OTC)’다.
 
금융투자협회는 전문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 OTC를 오는 7월 둘째 주에 연다. 지난해 말부터 추진해온 것으로 당초 내달 개장을 목표로 구축작업에 나섰지만 IT 인프라 확충 작업에 시간이 걸렸다.
 
회원제 비공개 방식으로 운영될 전문투자자 대상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인 프로 OTC참여자는 크게 투자회원과 중개회원으로 나뉜다. 비상장주식을 많이 가진 벤처캐피탈(VC)과 프라이빗에쿼티(PE), 은행, 보험, 엔젤투자자와 같은 기관투자자 등은 투자회원이다. 증권사는 회원 가입을 통해 중개기관으로 등록, 장외주식 브로커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현재 골든브릿지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 IBK투자증권이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다. 프로 OTC 전문투자자 요건은 기관투자자와 금융투자상품 50억원 이상 법인, 금융투자상품 잔액 5억원 이상이고 연소득이 1억원 이상이거나 총 자산 10억원 이상인 개인투자자다.
 
프로 OTC에서는 금투협이 비상장주식이나 펀드지분 등의 거래수요 정보를 제공하면 참여자들 간에 이를 공유하고 매매 의사가 있는 상대방과 협의·입찰 또는 경매 등을 거쳐 주식거래를 확정하게 된다.
 
금투협은 비상장기업 주식의 발행 현황과 유통 수요 등 각종 정보를 플랫폼에서 확인하고 참여 증권사 중개를 통해 거래 체결까지도 가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비상장기업은 신주발행, 주식담보대출 등 자금조달 방법과 목표금액을 게시하고 투자의사가 있는 투자자들과 메신저를 통해 협의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했다. 비상장사 임직원이 보유한 우리사주 대량유통 등의 서비스를 신청하거나 기업 경영과 관련된 재무 등 자문서비스도 가능하다.
 
금투협은 공격적 전략으로 프로 OTC 초기 붐업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금투협은 앞서 금융권 전문 변호사로 구성된 법무법인 시헌, 비트 등 2곳과 법률자문을 위한 계약을 체결, 회원사에 한해 상장주식 계약자문을 50% 저렴한 비용에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개장 후 3~4년 회비와 수수료도 없다. 무료로 제공해 거래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또 비상장기업에 대한 기본정보와 밸류에이션을 1년간 무료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금투협은 프로 OTC 개장이 단기적으론 자본시장 유동성을 사적시장으로 유인하는 마중물(펌프에 물이 나오도록 먼저 한 바가지 붓는 물)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재영 금투협 K-OTC 부장은 “비상장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이 더 이상 기업공개(IPO)나 유상증자에 그칠 수 없는 환경인데다 글로벌 트렌드이기도 한 사적시장 중심의 자본시장 성장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이제껏 가 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하는 상황에서 우려부터 앞세울 필요는 없다. 수단 자체가 커진 만큼 시장 성장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 출범으로 사적자본시장의 성장 요인은 충분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4차 산업혁명의 기대감으로 창업이 늘고 있고 그들의 자금조달 수요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의 정책지원에 힘입어 자본시장을 통한 기업구조조정, 사모대출펀드, 크라우드펀딩, 소액공모, P2P 대출 등 사모자금조달 수단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저금리 저성장 속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 있어 사적자본시장의 매력은 갈수록 커질 것이란 설명이다.
 
업계는 새 시장 등장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 대형증권사 WM센터 관계자는 “저금리 상황의 대안과 풍부한 시장 유동성이 맞물리면서 유통시장보다 기대수익률이 2~3배 높은 발행시장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아진 게 사실이고 이 때문에 VC나 신기술금융사업자 등 기관 위주였던 장외시장에 개인투자자들도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라며 “발행시장 정보의 투명성만 보다 부각된다면 향후 시장 확대는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전문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 OTC(Pro-OTC)를 오는 7월 개장한다. 사진 왼쪽은 한재영 금투협 K-OTC 부장. 사진/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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