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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고은

가난을 대하는 자세

2017-05-2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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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부총리 후보자, 작년 연봉 절반인 9천만원 기부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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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김동연 아주대학교 총장이 지명됐다. 김 후보자의 이름을 처음 듣었던 날이 기억난다. 의외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친박계 핵심 의원 중 한명으로부터였다. 김 후보자의 인생역경을 줄줄이 읊으며 이런 분이 우리 당에 꼭 필요하다고 했다. 김 후보자의 부총리 후보자 지명 당일 기사화 된 정진석 의원과 또 다른 인물이었다. 정 의원은 지난해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맡으며 김 후보자를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을 시도했다. "살면서 이렇게 양심적이고 맑은 사람은 처음이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욕심나는 인물이었던 것은 틀림없는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결과가 어떨지는 모르지만, 김 후보자의 등장과 그의 인생을 보고 있으면 여러 생각이 든다. 특히 가난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대선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역시 가난을 이야기했다. 김 후보자도 판자촌 출신의 '흙수저'로 명명된다. 그런데 두 사람이 가난을 대하는 태도는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홍 후보는 자신의 가난을 떨처버려야 할 무엇으로 생각하는 듯 하다. 경남도지사 시절에도 무상급식 예산 지원 중단 문제로 시끄러웠던 기억이 난다. 필요한 학생들에게만 지원해줘야 한다는 논리는 그럴 듯 하지만, 밥을 먹기 위해 '나는 가난합니다'라고 증명해야 하는 현실에 대한 고민은 보이지 않았다.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고학 끝에 검사가 됐고 한때 여당(한나라당) 대표까지 올라섰지만 다 버리고 자신만 남은 사람으로 보였다.



반대로 김 후보자는 자신의 가난을 사회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진 듯 하다. 계층사다리를 복원해야 한다고 말하고, 양극화에 관심이 많다. 대학교 총장으로 재임하면서는 급여의 절반 가량을 학생들과 복지재단에 기부했다고 알려졌다. '나도 그랬어, 너는 왜 못 이겨내'라는 리더가 있는 나라와 '나도 그랬어, 이겨낼 수 있어 기회를 만들어 볼게'라는 리더가 있는 나라. 개인의 경험이 어떻게 사회화되는지, 단순히 개인 의지의 문제인지, 사회 여건의 문제인지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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