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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사상최대 실적에도 깊어진 속앓이

이재용 부회장 공백에도 삼성전자 실적잔치, 주가도 최고가 행진…내부는 '침울'

2017-05-2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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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뇌물 사건' 공판에 출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삼성이 ‘실적잔치’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공백에 따른 경영 차질을 호소하고 있지만 현실은 부재 이전보다 더 승승장구, 속앓이만 깊어졌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만 9조9000억원. 역대 둘째로 높은 분기 실적을 거뒀다. 2분기에는 반도체 강세에 갤럭시S8 출격까지 더해지면서 10조원을 크게 상회하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 유력하다. 모두가 기뻐해야 할 역대급 실적은, 역으로 이 부회장의 공백을 무색하게 만든다. 사상 최고가를 찍은 주가도 아쉽기만 하다. 이 부회장의 구속과 재판을 지켜보며 내부적으로 크게 침울한 모습과도 대조적이다. 
 
문재인정부 출범으로 재벌개혁을 비롯한 경제민주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특히 박영수 특검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검사가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되면서 삼성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검찰의 가장 중요한 현안은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수사와 공소유지”라며 “그 점을 확실하게 해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인사 배경을 밝혔다. 특검의 이 부회장 구속영장 재청구에 결정적 역할을 한 김상조 교수가 새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자에 내정되며 악연을 이어가게 된 점도 삼성의 속내를 복잡하게 만든다. 
 
이 부회장의 구속과 미래전략실 해체로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가 시행 중이지만 컨트롤타워의 공백은 인사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달 11일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부 계열사들이 임원 및 주요 보직 등 포인트 인사를 단행하며 다급한 적체를 해소했지만, 사장단 인사는 기약이 없다. 삼성전자는 “더 이상 지체할 경우 조직의 신진대사가 저하될 것이 우려된다”며 경영애로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인사 지연은 또 다시 삼성이 최순실 사태의 책임을 지고 경영쇄신 방안으로 발표했던 미래전략실 해체와 배치된다. 그룹 기능을 없애면서 계열사별 독립경영의 실험에 착수했지만 정점의 부재에 따른 후유증은 해결할 길이 없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부재로 인사가 지연된다는 것은 결국 총수가 인사 결정권을 가지고 ‘황제경영’을 해온 재벌 문화를 자인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제개혁연대는 미래전략실 해체 당시 논평을 통해 “2008년 구조조정본부를 해체하고 전략기획실(2010년 미래전략실로 명칭 변경)로 개편한 것과 마찬가지로 또 다른 꼼수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당시 경제개혁연대소장은 김상조 교수였다. 김 교수는 “이 부회장이 모든 걸 보고받고 모든 걸 직접 결정하는 CEO형 총수가 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면서 “계열사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위임하고, 내부 구성원을 통합해 외부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는 ‘조정자’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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