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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언니' 사태는 MCN 성장통?

개인·기업간 '부의 분배' 가이드 부재…대기업 중심 시장 재편 우려도

2017-05-2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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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효정·정재훈 기자] '캐통령'으로 불린 1대 캐리언니 강혜진씨가 CJ E&M와 파트너 계약을 맺은 신생기업 '키즈웍스'로 이직하면서 MCN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키즈웍스는 캐리소프트를 퇴사한 1대 캐빈이자 강혜진씨의 친오빠 강민석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다. 캐리언니를 탄생시킨 캐리소프트는 자본을 앞세운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콘텐츠를 빼앗아간 전형적인 불공정 행위라는 주장이다.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9일 CJ E&M이 회장사로 있는 MCN(멀티채널네트워크)협회도 탈퇴했다.반면 CJ E&M과 신생기업인 키즈웍스 측은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계약으로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MCN협회는 국내 MCN 산업의 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자는 취지로 지난해 3월 출범했다. 다양한 MCN사업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킬러콘텐츠 제작하고 해외시장 진출이 보다 수월해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하에 출발했다. CJ E&M, 트레저헌터, 샌드박스네트웍스, 비디오빌리지 등 현재 50여개 사가 가입돼 있다. 협회 출범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주요 회원사가 회장사의 불공정행위를 주장하며 탈퇴하는 것에 대해 업계는 MCN시장이란 산업군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캐릭터를 만드는 개인의 능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기업간의 주도권 및 재산권에 대한 인식차이, 또 이에 대한 부의 분배에 대한 이렇다할 가이드라인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고 있는 문제가 있다. 더불어 대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는 벤처업계의 불안감도 상존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통을 극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업계 내에서 공정 경쟁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송민정 한세대 미디어광고학과 교수는 "이미 지상파·종편·케이블 등을 통한 기존 방송·영상 콘텐츠는 거의 보지 않고, 유튜브·네이버TV 등 영상 플랫폼을 통해 MCN 콘텐츠만 시청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며 "무한경쟁시대에서 시장이 성장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성장통을 어떻게 잘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MCN협회의 한 회원사는 "MCN산업은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건전한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성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아이디어 등이 중요시 되는 시장인 만큼 자칫 성장하는 과정에서 규모의 경제로 대기업에 흡수되는 일은 없어야 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협회는 향후 불공정 거래가 발생할 경우 제재할 수 있는 조항을 마련하겠단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정경쟁 표준 거래 가이드에 대한 초안을 각 회원사가 작성해 협회에 전달할 것을 공지했다. 협회는 각 사의 의견을 취합해 다음달 열리는 이사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1대 캐리언니로 유명세를 탄 강혜진씨는 지난 2월17일 유튜브를 통해 캐리소프트의 프로그램인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하차를 공식화했다. 이후 오빠 회사인 키즈웍스로 옮겨 지난 18일부터 '캐리'가 아닌 '지니'로 활동을 재개했다. 캐리와 장남감 친구들을 하차한 지 3개월 만이다. 
 
 
캐리소프트의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채널에 1대 캐리언니 강혜진씨.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임효정·정재훈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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