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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석

(단독)SK플래닛, 수익성 악화에 싱가포르법인 청산

작년 '멜론 인니' 지분도 정리…"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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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희석 기자] SK텔레콤 자회사 SK플래닛이 싱가포르법인을 청산한다. 현지 진출 약 5년만으로, 수익성 악화가 원인이다. 부실 사업 정리로 SK플래닛 전체 적자 규모는 감소세다.
 
21일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SK플래닛은 싱가포르에 설립한 100% 자회사 ‘SK플래닛 글로벌 PTE'에 대한 청산 절차를 준비 중이다. SK플래닛 글로벌 PTE는 SK플래닛이 동남아시아 지역 온라인사업 진출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 2012년 8월 10억원의 초기자금을 투입해 설립했다.
 
SK플래닛은 글로벌 PTE를 통해 2013년 4월 위치기반서비스 ‘피캣’(Pickat)을 들고 싱가포르 시장을 두드렸다. 피캣은 위치 정보를 활용한 음식 추천 서비스로, 국내에 이어 첫 해외 진출 지역으로 싱가포르가 낙점됐다. 피캣 출시 초반 적극적인 현지화 정책으로 많은 마케팅비용을 지출했다. 하지만 점차 경쟁에서 밀리고, 뚜렷한 수익모델 개발에도 실패하면서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설립 첫해 5억여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13년 14억원, 2014년 25억원 등 적자 폭이 계속해서 확대됐다. 2015년에는 4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결국 피캣 서비스 중단 조치를 취했다. 국내 피캣 서비스는 ‘시럽테이블’이라는 브랜드로 교체했다. SK플래닛은 매년 수십억원을 추가 출자하며 글로벌 PTE의 회생을 노렸지만 이마저도 결국 실패로 끝났다. 2015년 이후에는 현지 시장 조사용으로 역할이 축소됐다. SK플래닛이 싱가포르 모바일서비스 시장 진출을 위해 투자한 돈은 136억원가량이다.
 
다만, SK플래닛이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것은 아니다. 동남아 지역 사업을 총괄하는 SK플래닛 글로벌 홀딩스는 여전히 싱가포르에서 운영 중이다. SK플래닛 글로벌 홀딩스 사정도 여의치는 않다. 2015년 23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460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 SK플래닛이 지난해에만 625억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 경영 안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실적 반전은 어려운 상황이다.
 
SK플래닛이 사업 부진으로 해외 법인을 정리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 인터넷사업을 위해 설립한 유랜드컴퍼니를 2013년 정리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멜론 인도네시아’ 지분 49%를 현지 파트너인 통신기업 텔콤에 전량 매각한 이후 시장에서 철수했다. 매각 금액은 약 86억원이었다. 멜론 인도네시아는 SK텔레콤이 2010년 인도네시아 음원 유통 시장 진출을 위해 텔콤과 공동 설립한 기업이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어느 정도 출혈을 감수하면서도 계속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플래닛의 올해 1분기 적자 규모는 5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1180억원에 비해 700억원가량 크게 개선됐다. 하반기에는 적자 규모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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