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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LIVE 다이어리)③(뷰민라)잔잔한 음악X코믹한 멘트, 짙은

2017-05-19 18:02

조회수 : 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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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공연을 보며 적는 단상들입니다. 개인 서랍장에 집어넣어야 할 정도로 크게 의미는 없습니다. 공연 본 순서도 뒤죽박죽이 될 것 같습니다. 그저 보고, 들은 느낌을 적는 단촐한 공연 일기 정도가 될 것입니다.)


 


“올해 8회를 맞은 뷰민라. 별탈없이 잘 진행돼 오고 있는 것 같아요. 아! 어제 좀 별탈 있었죠. (관객들 웃음) 어쨌든 오늘 이렇게 천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Welcome to paradise! 날씨 정말 좋다. 근데 바람이 좀 많이 부네요.”


국내 모던록 대표주자인 싱어송라이터 짙은은 날씨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전날의 소나기를 ‘별탈’이라 말하자 ‘전날 소식은 이미 들었다. 오늘을 선택한 우리는 다행이다’라는 듯 웃음으로 화답하는 관객들.


“괜찮아요? 칼바람이 어디서 이렇게 부네요. 저는 바람에 날아갈 것 같은데. 예전에는 날아갔을 거에요. 근데 제가 살이 많이 쪘습니다. 보기에 괜찮아요? (관객들: 네!!) 여러분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아 아닙니다. 팬들 떨어져 나가는 소리가 (웃음) 반갑습니다. 짙은입니다.”


치고 빠지기식 개그를 선보이고는 다시 공연을 이어간다. 평소 잔잔한 느낌의 노래를 선보이는 그의 곡들은 대체로 봄이나 가을에 어울릴 법한 노래들이 많다. 무대에 오르자 마자 ‘안개’, ‘Sunshine’을 불렀던 그는 ‘괜찮아’, ‘곁에’, ‘December’로 잔잔한 분위기를 공연 중반부까지 끌고 갔다.


“분위기 좋았는데 제가 처지게 한 거 아닌가요? 쉬어가는 코너 정도라 생각해주세요. 앞에 분위기 즐거웠으니까 이번에 쉬어가세요. 아! 제 뒤에 나올 ‘노리플라이’ 분들도 그리 신나는 곡은 아니겠네요. 무대 올라오기 전에 잠깐 만났는데 (권)순관씨(노리플라이 보컬과 건반)는 나이를 안 먹는 것 같아요. (정)욱재(기타)씨는 뭐. 이미 뭐 많이 먹었기 때문에 잘 먹고 있는데. (관객들 웃음)”


잔잔한 무대였지만 쉬는 텀에 이어지는 멘트들은 담백하게 코믹했다. 노래를 부른 후 저 멀리에서 날아오는 닭꼬치 냄새가 너무 심해서 집중이 안됐다거나 다음달 나올 앨범의 우주 콘셉트에 맞춰 “마빈박사” 느낌의 머리를 해봤다며 셀프디스도 했다.


이날 가장 큰 웃음은 그의 곡 가운데 가장 잔잔하면서도 웅장한 ‘백야’를 부르던 도중 터져 나왔다. “난 울지 않을래 피하지 않을래/ 어둠 속의 빛으로 넌 내게 머물러” 소절을 마친 그는 갑자기 노래를 중단하더니 마이크에 입을 갖다 댔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지나간 이야기니까 말씀드리자면요. (음악에 취해 있다가 빵 터지는 관객들) 사실 4년 전 정권이 바뀌었을 때 백야, 이 노래를 그분께서 불러달라고 했었는데 안불렀어요. 왠지 안 될 것 같아가지고.(관객들 웃음) 어쨌든 안하게 됐었는데요. 이번엔 안 불러주시더라고요. 대통령이 되셨으니까 결과론적으로 말씀드리는 겁니다. 아 저는 정치외교학과를 나왔긴 한데요. 대부분 전공자들이 하는 말과 같이 저 역시 정알못입니다. 정치 잘 몰라요. 아무튼 우리 나라가 새롭게 시작된 만큼 다 같이 축하했으면 좋겠고(다 같이 환호하는 관객들) 오늘 뷰민라에 계신 분들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멘트를 마치고 다시 진지하게 “날아~”하는 가사를 하려다 웃음이 터져 버리는 그. 웃음 바이러스에 전염된 관객들은 “~가는 새들”이라고 뒷 가사를 도와주며 끝까지 호응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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