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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되찾은 5·18…"민주주의 온전히 복원할 것"

문 대통령, 37주년 5·18기념식 참석…헌법수록·진상규명 의지 재확인

2017-05-1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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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진정한 의미에서 3기 민주정부의 출범식이었다. 대통령이 직접 행사에 참여했고, 참석자 1만여명이 손에 손을 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 대통령은 진정성을 가지고 5·18 정신의 계승과 치유,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했고, 광주민주항쟁 희생자와 가족들은 물론 참석자 모두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진행된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새 정부는 5.18민주화운동과 촛불혁명의 정신을 받들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온전히 복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5·18이 진보와 보수 어느 한쪽이 아닌, 국민 모두의 공통가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5월 광주민주항쟁은 김영삼 정부 마지막 해인 지난 1997년 정부기념일로 제정되고, 이명박 정부 첫해인 지난 2008년까지 ‘임을 위한 행진곡’이 기념식에서 제창됐지만 이후 9년 간 상황은 바뀌었다. 해마다 이 노래 제창 여부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고, 지난 2013년 이후에는 대통령이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행사를 주관하는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유가족들에게 막히며 기념식장에 입장하지 못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5·18 정신의 헌법수록과 발포책임자 규명 등 지난 대선기간 중 공약했던 내용들을 재차 약속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광주민주화운동을 둘러싼 각종 왜곡 논란이 마침표를 찍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극보수 진영의 5·18 폄훼를 ‘역사를 왜곡하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일’로 규정한 문 대통령은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이룩된 민주주의의 역사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5·18정신 헌법수록에 대해서는 “개헌을 완료할 수 있도록 이 자리를 빌어서 국회의 협력과 국민여러분의 동의를 정중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문제를 놓고도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다. 오월의 피와 혼이 응축된 상징”이라며 “오늘의 제창으로 불필요한 논란이 끝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를 마친 뒤, 5·18 당시 태어나 병원으로 자신을 보러 오던 아버지를 잃은 김소형씨의 편지 낭독 순서에서 눈물을 흘리며 듣다가 낭독을 마친 김씨를 찾아가 포옹했다. 기념식 후에는 김씨의 아버지 김재평씨의 묘소를 함께 찾았다. 권력에 의해 희생된 사람을 애도하고, 이 땅에서 그와 같은 과오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이날 기념식은 문 대통령과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한 3부 요인과 박원순 서울시장·안희정 충남지사 등 광역자치단체장,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등 각 당 지도부, 5·18 유가족 등 1만 명이 참여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지난해에 없었던 기념공연 등이 추가되며 기념식 진행 시간도 45분으로 지난해(20분)에 비해 대폭 늘었다.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이 18일 광주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진행된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중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오른쪽은 정세균 국회의장.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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