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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항섭

(현장에서)같은 기술주인데 너무 다른 '코스닥과 나스닥'

2017-05-1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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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 중심의 나스닥과 이를 벤치마킹한 코스닥이 IT호황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나스닥과 달리, 코스닥은 올해 1%의 주가 상승률을 보이며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나스닥의 상승세에는 대형 IT업종들의 활약이 크다. 애플은 연일 시가총액을 경신하며 약 8200억달러까지 올라 1조달러를 바라보고 있고,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는 제네럴모터스(GM)와 포드를 꺽으며 자동차업종 시총 1위에 올라섰다. 구글의 자회사 알파벳과 페이스북도 실적호조를 이어가며 연일 주가를 올리고 있다.
 
반면 국내 IT업종들 가운데 시총 규모가 높은 대형주들은 코스피로 이전했거나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게임 대장주였던 엔씨소프트는 2003년에, IT 대장주인 네이버는 지난 2008년에 코스피로 둥지를 옮겼다. 그리고 카카오는 최근 코스피로 이전할 예정이다. 즉, 상장 후 우량기업이 되자 코스닥과의 작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기관과 외국인 투자가 높은 코스피로 이전하는 것은 비판할 요소가 아니다. 이들이 이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기업의 스펙트럼 차이에서 나타나는 가르시아 효과로 볼 수 있다.
 
가르시아 효과란 어떤 음식을 먹은 후 구토나 복통 같은 불쾌함을 경험할 경우 그 다음부터 그 음식을 먹지 않게 되는 현상이다. 이를 주식시장에 반영하면 부실기업 이미지가 높은 코스닥에서 똑같이 분류되고 주가에 반영되는 것이 이전상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같은 코스닥의 탈피현상을 막고 나스닥과 같은 진정한 기술주 중심의 성장 엔진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금융당국의 정책은 많은 상장기업을 유치해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 하는 것으로 두고 있는데 이보단 나스닥과 같은 성장 유망기업을 상장하는 것에 더 무게를 둬야한다.
 
이어 더불어 부실한 기업들에 대한 퇴출요건도 강화돼야 한다. 코스닥은 여러 차례 내부자 거래와 주가 조작 등의 불공정 거래가 빈번하게 벌어졌었고, 제대로 된 상장 심사가 이뤄졌었는지 의심할 만큼 부실한 기업들까지 상장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어느덧 개설된지 21년이 된 코스닥 시장이다. 한국의 나스닥이란 거창한 목표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거쳐가는 마이너 증시로 자리잡았다. 왜 우량기업들이 코스닥을 떠나는지 금융당국의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신항섭 증권금융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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