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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다큐멘터리 사진에 담긴 탄핵과 광장

'그날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가' 김봉규 외 10명 지음|루페 펴냄

2017-05-1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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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다큐멘터리 사진은 시간이 만든 엔트로피를 거스르는 강력한 도구다. 사각형 프레임 속에서 수많은 함축어들을 발사하며 우리를 과거로 돌려놓는다. 함축어들은 대개 현장 최전선에 있는 사진가들에 의해 건축된다. 아스팔트를 구르고 폭행 사고를 당하더라도 그들은 진실에 가까운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애쓴다. 그리고 그렇게 모인 노력과 결실은 과거를 다시 보고 오늘을 바로 살며 내일을 꿈꿀 수 있게 하는 ‘창’이 된다.
 
사진집 ‘그날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가’는 그런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책이다. 10명의 다큐멘터리 사진가와 1명의 역사학자가 박근혜 정권 4년의 기록을 담아냈다.
 
이들은 단지 ‘국민이 얻어낸 승리의 순간’을 기념하는 데 초점을 두지 않는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러한 사태를 불러온 근원적 문제들을 탐사해 그것을 우리 앞에 과제로 펼쳐놓는다. 때문에 감격의 순간을 재경험하는 한편으로 무거운 짐도 느끼게 된다.
 
책의 1부는 시민 모두가 역사의 주체가 됐던 ‘광장의 기억’을 담고 있다. 2부는 우리가 그 광장에 불러내야 했던, 세월호부터 사드배치 시위, 한일 위안부 합의, 노인 빈곤 문제까지 여전히 아픈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을 담고 있다.
 
시간적으로는 박근혜 정권 4년이다. 책 속에서 그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그렇게 살펴 가면 우리가 잊었거나 잊어가고 있는 우리 사회의 환부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탄핵의 원인은 단지 최순실의 국정 농단이 아니었다.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날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가'. 사진제공=루페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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