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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비 뻥튀기 도 넘었다…포드 수리업체, 보험사에 사기 조사

공정위 "불공정한 약관 시정", 보험사 직원 "아픈척 하면 합의금 준다"

2017-05-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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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최근 포드코리아 등 일부 수입차업체가 부품 가격에서 폭리를 취하는 '꼼수' 에 더해 위탁 수리업체가 보험사를 상대로 사기 보험금을 청구하는 등 상식선을 넘어 도가 지난친 데 대해 정부가 조사에 나섰다. 
 
8일 경찰청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수리비 폭리와 과다청구 수법에 따라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주하자 정부가 뿌리뽑기에 나섰다. 이에 수입차 업체들은 정부의 쏘나기를 피하기 위해 보증서비스 연장 상품을 판매하는 등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취하며 폭풍만 피해 가자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공정위의 수입차업체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만들어진 품질보증 수리 관련 불공정 약관 시정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수입차의 품질보증(워런티) 연장서비스나 소모품 교환 서비스(유상 패키지 서비스)를 유상으로 구매한 경우 환불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쿠폰 유효 기간이 끝났더라도 발급 후 5년(상사채권 소멸시효) 안에는 환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지명채권(채권자가 특정되어 있는 채권으로 일반적으로 양도할 수 있음) 성격인 서비스 쿠폰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지 못하도록 한 약관도 고치도록 조치했다.
 
또한 대구 강북경찰서와 서울 금천경찰서는 지난달 중순 포드 딜러의 위탁 수리업체 J사와 BMW 딜러 S사를 잇따라 압수수색했다. 이들은 보험사와 고객을 상대로 차량 수리비를 과다 청구한 혐의(사기)를 받고 있다. 경찰은 두 서비스센터에서 2012년 7월부터 최근까지의 수리비 청구내역 등 관련 문서와 디지털 자료를 압수수색하는 등 사기 근절에 앞장서고 있다. 추가 혐의에 대해서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상 '부품 사기', '보험금 청구사기'가 기승을 부리자 금호타이어를 비롯한 일부 대기업들과 벤츠, BMW 등은 보증서비스 연장 상품을 판매하는 등 선제적으로 고객달래기에 나섰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게 되면 궁극적으로는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수입차 업체는 자사에 유리한 글을 작성하는 홍보대행업체와 계약을 맺고 이들이 사들인 불법 블로그를 통해 지적하는 기사에 대해서 네거티브라는 등 여론조작까지 하고 있어 경찰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한 자동차 동호회 관계자는 "운영진이나 특정 아이디를 가진 회원이 과도하게 판매사 옹호화 회원이 품질 불량 등의 글을 올리면 오히려 회원들을 비난하고 헐뜯는 등 이상 반응을 보이는 데 소위 동호회에서 이들을 제조사가 고용한 일명 댓글 '알바'라고 부른다"며 "이들의 아이디 가입자 본인명의로 홍보대행사 등에서 입금된 내역 등 계좌와 IP주소를 추적하면 명의도용, 불법 댓글 달기와 제조사의 제3자 고용에 의한 명예훼손 등을 충분히 가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같은 범법행위가 활개를 치는 틈을 타서 금호타이어(073240)는 지난달부터 자동차 보증서비스 전문업체인 ‘트라이월드 홀딩스’와 함께 금호타이어의 유통점인 타이어프로에서 소위 '착한' 수입차 정비 보증서비스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수입차 정비 보증서비스는 보증기간이 만료된 수입차 차량의 엔진, 미션, 조향장치, 브레이크 등 주요 부품에 대한 보증서비스를 타이어프로를 통해 판매하고, 수리 비용에 대한 부담이 높은 수입차 운전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해당 수리를 받도록 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수리비는 수입차 공식서비스 센터 대비 30% 가량 저렴하다.
 
SK네트웍스(001740)도 스피드메이트라는 자동차 정비사업 브랜드로 전국 750여개 매장 중 250여곳에서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피드메이트는 글로벌 부품업체인 만 TRW 등에서 제품을 조달하며 정식 수입차 서비스센터 대비 30~40% 저렴한 가격으로 엔진오일과 브레이크 패드 등에 대한 정비·교체를 해준다. 때문에 입소문을 따고 스피드메이트를 찾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벤츠의 보증서비스 연장 상품인 '워런티 플러스'. 사진/벤츠
 
독일차 4대 브랜드(벤츠, BMW, 아우디폭스바겐)도 정비 서비스 프로모션을 연중 진행하고 있다. 벤츠는 보증서비스 연장 상품인 '워런티 플러스'를 출시해 보증서비스 기간을 최대 5년·14만㎞까지 늘려준다. 부품과 공임비(수리비) 추가 없이 혜택을 볼 수 있으며 전국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사용 가능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수입차 애프터서비스와 관련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시정을 계기로 향후 불공정 약관이 사용되지 적극적인 협조는 물론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보험사기 피해 액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자동차 보험 사기 금액은 1558억 원으로 재작년 같은 시기보다 6.2% 증가했다. 이같은 보험사기 급증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보험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로 인해 가구당 평균 20만원의 보험료를 추가적으로 부담하기 때문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전체적인 국민 경제 손실로 이어진다. 이와 같은 엄청난 폐해에도 불구하고 보험사기에 대한 처벌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처벌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이에 정부는 작년 9월 30일부터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일명 '보험사기특별법')의 시행해 보험사기의 경우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게 하는 등 처벌을 강화했지만 지난달 보험사기 사건이 발생하는 등 근절되지 않고 있어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경찰청(신고전화 112)과 금융감독원(국번없이 1332) '보험사기방지센터' 등이 인력을 보강하고 보험료 청구 현장 심사를 강화하는 등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험회사 보상 관련 업무를 당당하는 한 직원은 "보험사 보상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실상 유관으로 표도 안나는 범퍼 접촉 사고도 병원에 가서 아픈척하고 가짜로 드러누우면 합의금을 주는 형편"이라며 "나이롱 환자를 받아주는 병원도 강력히 처벌하고, 정차 차량 추돌 등 상식적으로 병원행을 하지 않아도 될 보험사기성 환자 등에 엄격한 잣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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