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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1주일 후, 유승민의 미래는

2017-05-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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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정경부 기자
본인 말대로 어수선한 당 내 분위기 속에 대선을 치르고 있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지난 2일 대선후보 6차 TV토론 말미에 유 후보는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제독이 선조 임금에게 올린 장계 속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는 구절을 끌어냈다.
 
유 후보와 이 제독이 처한 처지는 사실 여러모로 비슷하다. 유 후보를 보자. 선거운동을 이어오는 동안 유 후보의 가장 큰 친구는 외로움이었다. 대선후보 등록 직후부터 당 내 상당수 의원들이 유 후보에게 단일화 압박을 해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선거운동 협조를 구하는 것은 언감생심이었다. 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 입에서 지난 달 중순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후보에게 사퇴를 건의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불과 며칠 전까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유 후보 지지를 목청껏 외쳤던 한 의원도 2일 탈당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제독도 전란 내내 철저히 혼자였다. 전란이 터진 후 선조 임금이 한양 도성을 버리고 의주까지 피난 가는 동안, 신립·이일 등 조선 제일의 장수라는 사람들이 왜군에 연전연패하는 판국에 지원을 바랄 수는 없었다. 그의 연전연승을 시기한 원균의 모략으로 함대를 뺏기고, 칠천량에서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은 함대를 다시 맡아 재건하는 것도 순전히 그의 몫이었다. 선조는 “내 무슨 할 말이 있으리오”라며 사과하는 재임명 교서 한 장 내리는 것으로 자신의 책임을 회피했다. 지원은 없었다.
 
안팎의 시련에도 불구하고 묵묵하게 자기 길을 가는 것도 공통점이다. 이 제독의 목표는 조국 강토 내 일본군 축출·섬멸에 맞춰져 있었다. 그의 재능을 아깝게 여긴 명나라 진린 도독이 수차례 “중국에 가면 나보다 더 높은 벼슬을 할 것”이라며 함께 가기를 권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유 후보는 제대로 된 개혁보수의 길을 가보자는 목표를 제시하는 중이다. 2일 토론회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자유한국당. 이번 선거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낡은 보수, 썩은 보수로는 보수는 괴멸하고 말 것이다. 이제는 따뜻하고 깨끗하고 정의로운 개혁보수가 나타나야 한다.”
 
이 제독은 목표를 달성했다. 7년 전쟁의 대단원을 장식한 노량해전 직전 왜장 고니시로부터 뇌물을 받고는 ‘왜적이 청하는 강화를 허락해주라’고 명령하는 진린을 설득해가며 출전해 대승을 거뒀다. 전투 종료 전 적탄을 맞고 전사하는 순간마저 그는 당황하지 않았다. 숨을 거두기 전 “싸움이 급하니 내가 죽었다는 말을 내지 말라”는 말로 그는 자신에게 맡겨진 책임을 다했음을 드러냈다. 나라의 사직을 지켜야 할 장수로서, 적들의 최후를 확인하며 숨을 거둔 제독의 죽음은 어느 장면보다 극적으로 다가온다.
 
제독만큼은 아니겠지만 유 후보도 기로에 서있다. 많은 이들이 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유 후보가 거두는 지지율에 따라 향후 보수정치의 향배가 결정된다고 본다. 기존 보수 우위 유권자층으로 대표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지난해 촛불집회를 거치며 진보 우위로 바뀐 상황이다. 이들 지지층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세력 견제도 중요한 가운데 그 역할을 누가 담당하느냐에 우리 정치의 미래가 달려있다.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 이제 1주일 남았다.
 
최한영 정경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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