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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우

(단독)티브로드, 대규모 희망퇴직 실시

노조 "경영실패 책임 직원에 전가"…사측 "부득이한 조치"

2017-04-27 18:01

조회수 : 14,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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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티브로드가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자본력을 앞세운 이동통신사들의 IPTV 위협에 케이블방송이 크게 위축되면서, 한때 SO(종합유선방송) 1위였던 티브로드마저 인력 감원에 나서게 됐다. 노조는 희망퇴직 신청자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희망퇴직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사측은 경영난을 이유로 인건비 절감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티브로드가 24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통보했다. 사진/뉴스토마토
 
27일 티브로드와 민주노총 희망연대노조에 따르면, 티브로드는 지난 24일 사내 공고문을 통해 희망퇴직 실시를 공식화했다. 신청 마감일은 28일이다. 현재 전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관련한 면담에 돌입했다. 근속기간에 따라 최대 18개월의 위로금(기본급 기준)을 지급 받는다. 5년 미만이면 6개월의 위로금이 지급된다.
 
티브로드가 직원에게 보내는 공문을 통해 희망퇴직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티브로드가 직원에게 보내는 공문을 통해 희망퇴직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1994년 설립된 티브로드는 한때 유료방송 시장 1위(가입자수 기준)를 기록하며 태광그룹의 든든한 대들보 역할을 자임했다. 하지만 2007년을 기점으로 CJ헬로비전에 밀리면서 2위로 내려앉았다. 실적도 계속해서 악화됐다. 티브로드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92% 감소한 7250억원, 영업이익은 25.85% 급감한 1063억원이다. 특히 모바일과의 결합상품을 내세운 이통사들의 인터넷(IP)TV에 시장을 내주면서 한없이 추락했다. 
 
노조는 회사의 실적 악화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여전히 연간 1000억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로 희망퇴직이 진행되는 점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경영 실패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한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10개 권역별 사업부별로 최소 10명(합 100명)에, 본부까지 합칠 경우 최대 240명을 목표로 설정했다. 티브로드의 전체 직원은 595명이다. 이건용 티브로드지부장은 "수원 지역에서 있었던 면담에서 회사 측은 100명을 감축하고, 이에 더해 추가 희망퇴직 공고가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며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을 경우 대기발령의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티브로드 관계자는 "2년 사이 영업이익이 반으로 줄어들고, 현 추세대로라면 3년 이내 적자 전환이 확실시된다"며 "그나마 회사가 여력이 있을 때 위로금을 줄 수 있는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희망퇴직 규모를 미리 설정했다거나, 대기발령 등의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며 "다만, 희망퇴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3월 3일 티브로드 본사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티브로드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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