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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르포)동원그룹 미래먹거리 '더반찬 신공장' 가보니

전통과 첨단 어우러진 가정간편식 전진기지

2017-04-2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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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홈푸드 더반찬 가산 신공장 전경. 사진/동원홈푸드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위생모는 전체 머리를 다 덮도록 눌러 써야 합니다. 머리카락 한 올도 삐져나와서는 안 됩니다."
 
26일 오픈한 동원홈푸드의 가정간편식(HMR) 전문 온라인몰 '더반찬' 조리공장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위생복장을 갖추는데 오랜 시간을 할애했다. '유난스럽다'는 말이 나올 만큼 공장 관계자들은 위생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위생모와 위생복, 마스크, 위생신발 착용은 기본이다. 제조실에 들어가기 전에는 전용 세척솔로 손톱 밑까지 꼼꼼하게 문질러 손을 씻는다. 다시 손소독제를 뿌려 마무리하고, 에어샤워실에 들어가 전신을 소독한다. 위생만큼은 철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가산동에 위치한 이 공장은 동원홈푸드가 HMR 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로 삼은 수도권 핵심 거점이다. 이 공장의 공식 명칭은 동원홈푸드 서울 신공장 DSCK센터(Dongwon Standard Central Kitchen)다. 전통 조리방식과 현대적 첨단 설비와 물류시스템이 한데 어우러진 융합형 공장을 표방하고 있었다.
 
동원그룹의 HMR 시장 공략은 지난해 동원홈푸드가 반찬전문 스타트업 업체였던 '더반찬'을 인수하면서 본격화됐다. 기존 '더반찬'이 다양한 HMR 메뉴와 28만명의 고객 베이스를 만들었다면, 동원그룹 인수 후에는 품질 및 위생관리 시스템과 제조 인프라를 대폭 강화해나가고 있다.
 
공장을 둘러보며 첫 발을 내딘 곳은 원재료 보관실과 전처리실이었다. 냉장고와 냉동실이 가득해 저온 상태가 유지돼 한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전처리실에선 깻잎과 멸치 등의 식재료를 일일이 직원들이 손으로 선별을 하고 꼭지를 떼는 등 수작업으로 진행했다. 대부분의 작업을 자동화했지만 사람의 손을 타야 하는 작업에서 정성이 묻어났다.
 
통상 음식맛은 손끝에서 나온다는 말처럼 메뉴의 맛을 내고, 조리를 하는 과정은 모두 전통적인 수작업을 통해 이뤄지고 있었다.
 
석영하 동원홈푸드 SDCK센터 공장장은 "동원홈푸드 소속 7명의 전문셰프들로 구성된 메뉴개발팀에서 메뉴 하나하나의 표준레시피를 만들고, 더반찬 공장에서만 10년 가까이 메뉴를 만든 조리 프로들이 일관된 맛으로 조리를 한다"며 "여기에는 집밥 특유의 손맛 재현과 맛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더반찬의 철학이 담겨있고 하루 300여 개, 연간 약 1000여 개의 각각 다른 메뉴를 마치 집에서 만든 것과 같은 맛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타 식품공장에서 따라하기 힘든 '더반찬'만의 핵심 경쟁력이다.
 
더반찬 신공장 조리실에서 무침 메뉴를 조리 중인 모습. 사진/동원홈푸드
 
조리실에 들어서자 그제야 익숙한 반찬 냄새들이 식욕을 자극했고 허기진 배에선 '꼬르륵~꼬르륵' 소리가 절로 나왔다. 특히 제육볶음이나 갈비찜 등의 반찬은 이른바 '군대식'으로 대형 가마솥에 직원이 직접 국자를 휘저으며 요리했다.
 
반면 식품으로서 안전과 포장, 물류 등에 있어서는 최첨단 기술을 적용했다. 특히 물류배송시스템에 국내 식품회사로는 최초로 DMPS(Dual Mode Picking System)을 도입 운영 중이었다. 정확하고 안전한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DMPS'는 국내에서도 아모레퍼시픽과 종근당만이 운영중인 첨단물류설비다. 다품종 소량생산 및 배송에 최적화된 물류설비로, 고객의 주문대로 빠르고 정확하게 담아 배송할 수 있다는 게 공장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DMPS 시스템은 배송의 정확성 뿐만 아니라, 신속성 역시 대폭 상승시켰다. 시간당 생산성은 기존 대비 189% 가량 상승했으며, 일일 6000건(단품 6만6000개), 최대 1만 건(단품 11만개)까지 주문량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서울 신공장이 세워지기 전 기존 더반찬 공장은 300여 종의 제품 중 고객이 주문한 개별제품들을 사람이 눈으로 확인한 뒤 담아 배송하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고객이 주문하지 않은 제품이 배송되거나, 주문한 제품이 누락되는 배송불량이 발생할 소지가 있었다. 그러나, DMPS는 설비가 자동으로 각각의 고객 주문내역을 입력하고 읽어, 배송박스마다 정확한 제품들이 담기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를 통해 배송 불량률이 0%에 가깝게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더반찬 서울 신공장은 설립과 관련된 모든 과정을 더반찬의 HMR제품을 만드는 전문 셰프들이 직접 주도했다. 생산공정에 따른 효율적인 공간 구분, 안전설비 도입과 설치, 입고부터 배송까지의 제품동선 등 전과정을 생산자 중심에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었다는 게 공장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렇게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다품종 소량 HMR 제조에 최적화된 '조리형 식품공장의 표준'을 완성할 수 있었다.
 
최첨단 물류시스템인 'DMPS'를 통해 배송전 작업을 진행 중인 모습. 사진/동원홈푸드
 
한편 2008년 처음 선보인 더반찬은 온라인 주문을 통해 반찬을 배달하는 획기적인 콘셉트로 HMR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7월 동원그룹에 편입됐고 인수 후 동원홈푸드에 합병됐다. 기존 건강식 HMR 전문 브랜드몰인 '차림'과 '더반찬'의 통합도 진행됐다.
 
이날 신영수 동원홈푸드 사장은 프레시 HMR 시장에서 리딩기업이 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 사장은 "경쟁 브랜드인 이마트 피코크 등은 제조사 관점에서 만들어진 제품이고 원물의 맛과 비주얼을 유지하기 힘들지만 당일 조리한 신선한 식재료를 신속히 공급하는 게 우리만의 강점이자 차별점"이라며 "채널확대와 R&D, 마케팅 강화 등 다양한 투자를 통해 오는 2019년까지 1000억원, 2021년에는 2000억원의 HMR 브랜드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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