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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문재인 후보는 동성애 반대론자인가?

2017-04-27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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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문재인 후보의 '동성애 반대' 발언이 논란이 돼 방송을 몇 번이고 찬찬히 돌려봤다. 결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워딩을 그대로 짚어 가며 꼼꼼하게 뜯어보자. 



“군에서 동성애가 굉장히 심합니다. 군 동성애는 국방전력을 약화시키는데 어떻습니까?” 



질문을 한 홍준표 후보는 분명히 '군내 동성애'를 전제했다. 문 후보는 그 전제 하에서 "반대한다"고 답했다. 질문과 답변의 흐름도 그렇지만 문 후보의 표정과 답변 태도를 보면 명확히 알 수 있다. '뭘 그런 걸 새삼 물어보느냐'는 반응이다. 이것을 '일반적인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의미로 곡해해서는 안 된다. 문 후보를 지지하든 아니든 그것은 올바른 청중의 태도가 아니다. 



다만, 문 후보의 반대 발언이 나온 뒤 홍 후보가 슬쩍 ‘일반적 동인 동성애’에 대한 질문으로 바꾼다. 동성애를 반대하느냐고 확인한 뒤 박원순 서울시장 예기를 꺼내는 그 부분이다. 의도적인 것이다. 매우 간악하다. 



문 후보는 이 질문에서 “서울광장을 사용할 권리에서 차별을 두지 않는 것”이라고 답한다. 홍 후보의 박 시장 언급에서는 ‘일반적인 동성애’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으로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군내 성소수자들이 몰려나와 서울시청 앞 ‘퀴어축제’에 참여한 적은 없다. 군인 아닌 성소수자들이 퀴어축제에서 군 내 동성애를 허용하라는 주장을 했다는 보도도 찾아볼 수 없다. 



이 다음에 홍 후보는 또 다른 각도에서 문 후보에게 질문한다. 차별금지법이 그것이다. 홍 후보가 민주당에서 동성애를 허용하는 법안을 냈다고 몰고 가자 문 후보는 “차별금지하고 합법하고 구분을 못합니까”라고 반문한다. 



홍 후보는 문 후보의 반문에 슬쩍 한 발 빼면서 ‘동성애’에 대한 문 후보의 성향을 확인하는 것처럼 다시 질문한다. “아니 합법화가 아니고. 분명히 동성애를 분명히 반대하는 것이죠?”여기에 문 후보는 이렇게 답한다. “네, 저는 뭐 좋아하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홍 후보는 쐐기를 박는다. “아 좋아하는 게 아니고 반대하느냐, 찬성하느냐 물었는데.” 문 후보는 “합법화 찬성하지 않습니다”라고 다시 답한다. 일반적 동성애의 합법화에 대한 의견이다. 문 후보를 충분히 흔든 홍 후보는 서둘러 마무리를 한다. “예 예. 알았습니다.” 



요컨대, 문 후보의 답은 다음과 같이 해석된다. “현행법으로 금지한 군내 동성애를 허용하는 것을 반대한다. 그러나 군대가 아닌 일반 사회에서의 동성애자는 성소수자로서 불합리한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



이런 결론은 다음의 인터뷰에서 확인된다. 문 후보가 지난 2월13일 서울 종로에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이영훈 대표회장)·한국교회연합(한교연·정서영 대표회장)·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김영주 총무)를 방문해 담화한 내용 다룬 '뉴스앤조이' 보도다.



[문재인 "동성애 지지하지 않지만, 차별받아선 안 돼"]



다만, 이 부분 토론에서 문 후보에게 A+를 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질문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질문자에게 확인했어야 했다. 함정에 빠진 것이 분명하지만, 대통령 후보로서 대화의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신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딱 거기까지다.



심상정 후보는?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일반적인 동성애자'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심 후보는 홍 후보의 의도를 간파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토론 부분 워딩을 그대로 옮겼다. 찬찬히 음미해보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25일 4차 대선후보 TV토론 중 '군내 동성애' 문제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JTBC 화면 캡쳐







 



-홍준표 후보 : 군에서 동성애가 굉장히 심합니다. 군 동성애는 국방전력을 약화시키는데 어떻습니까.



 



=문재인 후보 : 예 그렇게 생각합니다.



 



-홍 : 그래서 동성애 반대하십니까.



 



=문 : 반대하지요.



 



-홍 : 동성애 반대하십니까.



 



=문 : 그럼요.



 



-홍 : 그런데 박원순 시장은 동성에 파티도 서울 시청 앞에서 하고 있는데.



 



=문 : 서울광장을 사용할 권리에서 차별을 두지 않은 것이지요. 차별을 금지하는 것 하고 그것을 인정하는 것 하고 같습니까.



 



-홍 : 차별금지법이라고 국회 제출한 게 이게 동성애 사실상 허용법이거든요. 문 후보 진영에서, 민주당에서 제출한 차별금지법인가 그게 하나 있는게.



 



=문 : 차별금지하고 합법하고 구분을 못합니까.



 



-홍 : 아니 합법화가 아니고. 분명히 동성애를 분명히 반대하는 것이죠?



 



=문 : 네, 저는 뭐 좋아하지 않습니다.



 



-홍 : 아 좋아하는 게 아니고 반대하느냐, 찬성하느냐 물었는데.



 



=문 : 합법화 찬성하지 않습니다.



 



-홍 : 예 예. 알았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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