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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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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발 '반문단일화', 곳곳서 군불 때지만…가능성은 '미미'

한국당·국민의당, 공식 거부…홍준표는 '보수후보 단일화' 주력…홍-유 1단계만 성사 가능성

2017-04-2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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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바른정당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제외한 후보 단일화 논의에 다시 시동을 걸면서 ‘반문연대’가 2주 앞으로 다가온 19대 대선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국민의당은 일단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내부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를 포함한 보수 세력 단일화에 방점을 찍었다. 하루에도 상황이 급격하게 변하는 대선 국면에서 이들이 막판에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다.
 
국민의당은 25일 전날 바른정당이 의원총회를 열고 국민의당·자유한국당·바른정당 등 3당 후보의 ‘원샷’ 단일화 추진을 결정한 것과 관련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당의 입장은 항상 명확하다. 오직 국민에 의한 연대만 가능하다”며 “정치인에 의한 인위적 연대는 거부한다”고 밝혔다. 박지원 대표 겸 상임선대위원장도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 집의 일을 우리가 상관할 일이냐? 우리는 그대로 가겠다”며 “제안해와도 논의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보다 보수 후보 단일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홍 후보는 이날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열린 조찬 강연에서 “선거 끝에 가면 제가 이긴다고 확신한다”며 “이번 주중 보수대통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대상에 대해서는 “남재준(무소속), 조원진(새누리당), 유승민(바른정당), 이렇게 해서 대통합하는 게 맞지 않느냐. 그렇게 하면 우리가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안 후보는 안될 것이다. 이념과 정체성에서 너무 달라서 안 후보와의 단일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표면적으로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이 3당 합당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지만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상황 변화에 따른 선택 가능성은 얼마든지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안 후보 입장에서 ‘자강론’을 통한 당선 가능성이 점차 낮아질 경우 단일화를 막판 승부수로 던질 수 있다. 아울러 물밑에서 각자 자신에게 유리한 단일화 구상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손학규 국민의당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이 최근 이종구 바른정당 정책위의장과 만나 선거 연대 방안을 논의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손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틈틈이 당 외 의원들을 평소에 만나는 그런 일환이었다”며 “패권을 반대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했는데, 또 다른 패권 세력으로 차기 정권이 넘어가서는 안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홍 후보의 발언도 맥락을 정확하게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유 후보 등 보수 후보 단일화 이후를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 후보가 보수 세력을 규합해 탄력을 받을 경우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나서지 않는다고 못 박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보수 세력 규합을 먼저 이야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원샷’ 단일화를 할 경우 안 후보에게 패배할 수 있으니 먼저 자신의 힘을 키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반문연대’를 위한 3당 단일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바른정당이 주장하고 있는 ‘원샷’ 단일화다.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모든 후보가 이에 동의할 경우 가장 빠른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3당이 모두 한 번에 단일화에 응할 경우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다는 점에서 단일화 명분을 잃을 수 있고, 모두가 동의하는 단일화 방법을 찾기도 쉽지 않다.
 
두번째는 단계적 단일화다. 먼저 홍 후보와 유 후보의 단일화 이후 단일 후보가 안 후보와 단일화에 나서는 경우다. 그리고 나머지 시나리오는 안 후보와 유 후보의 단일화 이후 단일 후보가 홍 후보와 단일화에 나서는 경우다. 모두 유 후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단계적 단일화의 경우다.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은 안 후보와 홍 후보가 직접 만나지 않고 유 후보를 거치게 되는 그림이다. 이념적 성향이 조금은 흐려진 상태에서 단일화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단계적 단일화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대선을 2주 앞두고 3당이 단계적 단일화에 합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1단계 단일화는 가능할 수 있지만, 마지막 단일화까지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 때문에 어떤 경우든 1단계 단일화에 머물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반문연대' 당사자로 주목받고 있는 대선 후보들(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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