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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접근성은 인권이다)②인터넷 쇼핑 천국? 장애인에겐 '그림의 떡'

빅4 사이트 모두 '웹접근성 인증' 없어…팝업 난무·인증절차 복잡

2017-04-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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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인터넷 쇼핑 이용이 소비문화 중 하나로 자리잡았지만, 정작 이를 필요로 하는 시각장애인은 웹 접근성 제한으로 인해 이용에 애를 먹고 있다.
 
25일 국가 공인 웹 접근성 품질인증기관인 (주)웹와치,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은 전맹의 경우 스크린리더, 저시력자는 확대 프로그램이나 보조기기 등을 이용해 인터넷을 이용한다. 지체장애를 갖고 있거나 뇌병변, 고령 등으로 운동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마우스 클릭이 어렵기 때문에 키보드(주로 tab 키)나 다른 보조기기를 사용한다.
 
하지만 '장애인차별금지법'과 '국가정보화기본법'으로 모든 웹 사이트가 이들 장애인·고령자 등을 위한 웹 접근성을 갖춰야 함에도 현실은 한참 못 미친다. 지난해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에서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보 접근성 실태조사 결과, 주요 70개 사이트의 평균 점수는 63.7점에 불과했다.
 
특히 가전·민원·호텔·배달·여행 등 여러 분야 중에서도 쇼핑(오픈마켓)이 60.2점으로 교육(45.9점)과 함께 가장 낮았다. 쇼핑은 교육·금융과 함께 외부활동에 제약이 많은 장애인에게 이용 욕구가 높은 분야지만, 가장 웹 접근성이 미흡한 분야이기도 하다. 인터파크·11번가·지마켓·옥션 등 소위 ‘빅4’라고 하는 대형 쇼핑 사이트 모두 웹 접근성 인증을 갖추지 않은 채 복잡한 사이트 운영 과정을 이유로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보다 열악한 중소 사이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게다가 오픈마켓으로 운영되면서 상품정보를 대부분 대체 텍스트 없이 이미지로만 제공하고 있고, 복잡한 카테고리와 상품 구매 절차  때문에 많은 장애인들이 더욱 좌절하고 있다. 다른 사이트보다 잦은 팝업창과 여전히 복잡한 결제 모듈은 물론 회원가입과 결제 과정에서 이뤄지는 인증 요구 등 비장애인은 쉽게 넘어갈 기술적 요소도 큰 문턱이 된다.
 
전맹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조현영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 연구원은 “인터넷으로 섬유유연제를 샀는데 정보가 부족해 드럼용으로 잘못 사 결국 다른 사람에게 줬다”며 “옷을 살 때 길이를 정확히 알 수 없어 애를 먹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한 대형 쇼핑몰 관계자는 “웹 접근성도 중요하지만 물건 상세 페이지는 오픈마켓 정보가 아니라 20만명이 넘는 판매자들을 모두 교육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상품 소개가 대부분 이미지로 돼 100% 웹 접근성 구현이 어려워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웹 접근성에 대한 인식이 퍼지고 있는 웹사이트에 비하면 모바일 쪽은 웹이나 앱 모두 심각한 수준이다. 그나마 모바일 웹은 PC 웹과 비슷한 구조 탓에 나은 편이지만, 모바일 앱은 제스처나 터치 인식에 대한 대체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복잡한 인증 요구 등으로 장애인·고령자를 혼란에 빠뜨린다.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의 지난해 조사에서도 모바일 앱 20개의 앱 접근성 평균은 66.3점으로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웹와치 관계자는 “대형 사이트에서 웹 접근성 문의만 몇 번 오더니 적용 과정이 복잡하다며 실제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장애인들은 활동에 제약이 따르는 만큼 모바일이나 웹에 접근성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전맹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조현영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 연구원이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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