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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찬

"최순실, 朴 삼성동 사저에 거액 현금…딸 키워달라"

장시호, 최씨 뇌물재판서 증언

2017-04-2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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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옛 삼성동 자택에 거액의 현금이 있으니 이 돈으로 자신의 딸을 잘 키워달라고 조카인 장시호씨에게 요청한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장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24일 열린 최씨에 대한 뇌물죄 4회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 같은 내용으로 증언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장씨 증언을 종합하면 최씨는 지난해 11월 장씨와 함께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조사실에 있던 A4 용지에 ‘삼성동·2층 방·유주(정유라의 아들) 유치원’ 등을 적어 장씨에게 보여줬다. 최씨와 장씨는 담당 검사와 마주한 채 나란히 앉아 있었고, 최씨는 담당 검사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물을 먹고 싶다며 정수기 물을 떠서 갖다달라고 말했다. 그사이 최씨는 장씨에게 A4 용지를 보여주면서 “삼성동 2층 방에 돈이 있다. 열쇠는 방 과장에게 있고, 유연(정유라)이와 유주를 그 돈으로 키워라”라고 장씨에게 요청했다.
 
특검이 “삼성동 2층이 어디라고 생각했느냐”라고 물었고, 장씨는 “대통령 사저라고 알았다”라고 답했다. 특검이 이유를 묻자 장씨는 “박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시절 때 출입기자들을 집에 초대한 적이 있다”며 “최씨가 지시해서 식사를 준비해드린 적 있다”라고 말했다. 특검이 “그 돈은 누구 돈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신문했고, 장씨는 “모른다”라고 답했다. 장씨는 “지금도 거액의 돈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삼성동 자택을 67억여원에 처분한 뒤 내곡동에 있는 28억여원 짜리 집을 사들였다.
 
한편 장씨는 박 전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개별 면담이 이뤄진 2015년 7월24일 오전 그 일정이 담긴 서류 뭉치들을 최씨 방에서 봤다고 증언했다. 장씨 증언에 따르면 이날 오전 최씨가 포스트잇을 찾아오라며 장씨에게 지시를 했고, 최씨 방에 들어간 장씨가 책상에 있던 서류를 발견했다. 이 서류에는 해당 날짜와 함께 ‘정몽구 현대자동차’, ‘2시’ 등 대기업 총수 이름과 시간이 쓰여 있었다. ‘김승연 한화’, ‘집행유예 보류’라는 내용도 있었다. 장씨는 이 같은 내용을 복기해 특검 측에 제출한 바 있다.
 
최순실씨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뇌물 사건 4회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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